마쓰다가 브랜드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여는 신규 엠블럼 디자인을 공개했다. 이번 디자인은 단순한 리뉴얼을 넘어, 자동차 산업 전반에서 확산 중인 ‘플랫(flat) 로고’ 트렌드의 정점에 선 상징적 변화로 평가된다.
마쓰다는 지난 10월 열린 2025 재팬 모빌리티쇼에서 입체감과 크롬 질감을 제거한 검정색 단선(單線) 기반의 새 로고를 선보였다. 기존의 은색 입체 로고 대신, 디지털 화면에서 가독성을 높인 미니멀한 형태로 교체됐다. 1997년부터 이어진 ‘날개(Wings)’ 모티프를 유지하되, 각도를 더 뾰족하게 다듬어 역동성을 강조했다.
이번 변화는 마쓰다만의 선택이 아니다. 최근 6년 동안 토요타(2019) 를 시작으로 롤스로이스(2020), BMW·기아·닛산·볼보(2021), 아우디·부가티(2022), 제네시스·재규어 랜드로버(2023) 등 총 12개 글로벌 브랜드가 잇따라 로고를 평면화했다. 람보르기니와 벤틀리 역시 올해 들어 광택을 줄인 단순한 형태로 로고를 다듬었다.
이른바 ‘블랜딩(blanding, 브랜드의 평준화)’ 현상은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전 세계 디자인계 전반을 관통하는 흐름이다. 과거에는 입체감과 크롬 질감이 자동차의 물리적 정체성을 상징했다면, 이제는 스마트폰·웹 등 디지털 화면에서 또렷이 보이는 단색 로고가 시대의 언어가 됐다.
전문가들은 이 변화가 전동화 시대의 시각적 전환점이라고 말한다. 테슬라, 리비안 등 신생 전기차 브랜드가 미래지향적 서체와 SF풍 그래픽을 사용하며 시장을 선도한 이후, 기존 완성차 기업들도 이에 맞춰 ‘디지털 존재감’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마쓰다 역시 이번 로고 공개와 함께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2종을 전시하며 2027년 첫 전기차 출시를 예고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동차 내부 디자인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화면 중심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복잡하다는 소비자 피드백이 늘면서, 완성차 브랜드들은 다시 물리적 버튼과 다이얼을 복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즉, 로고는 디지털로 평면화되지만, 차량 내부는 인간 중심의 아날로그 감성으로 회귀하고 있는 셈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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