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디 게임들도 로그라이크, 덱빌딩 등 몇몇 장르로 치우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오로지 스토리만으로 승부를 건 본격 추리 게임에 도전한 인디 게임사가 있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800년대 중반 영국을 연상시키는 고전만화풍의 독특한 그래픽과 살인자가 주인공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주목받고 있는 추리 게임 ‘요람’을 개발 중인 팀요람이 그 주인공이다.
젬블로컴퍼니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 멘토링+사업화지원’의 지원을 받아 개발 중인 이 게임은, 11월 정식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비주류 장르이다보니 무모한 도전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평소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고, 이용자들의 기억에 깊게 남는 스토리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선택하게 됐습니다”
팀요람을 이끌고 있는 임병학 대표가 스토리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매력적인 스토리로 유명한 일본 게임 ‘쓰르라미 울적에’ 번역팀에서 활동한 경험 때문이다. 취미 생활로 시작한 번역 작업이었지만, 어느 순간 50명이 넘는 팀원을 이끌고 작업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됐고, 당시 유명 스트리머가 방송에서 번역팀에게 감사를 표한 것을 들으면서, 언젠가는 내가 직접 만든 스토리로 이용자들의 기억에 남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자금도 인력도 부족한 인디 개발팀이다보니, 첫 눈에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파격적인 소재가 필요했고, 그래서 선택된 것이 살인자가 주인공인 추리 게임이다. 가정 폭력 때문에 우발적인 살인 사건을 저지르게 된 주인공이, 자신의 범죄 사실을 감추기 위해 거짓된 진실을 만들어내게 된다.
상대방의 대화를 듣고, 수집한 증거를 바탕으로 모순을 지적하는 과정으로 게임이 전개되기 때문에, 역전재판이나 단간론파 같은 게임이 연상된다. 호불호가 갈리는 스타일일 수 밖에 없지만, 소수라도 이 장르의 마니아들의 마음을 완벽히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스토리를 가진 게임으로 완성하는 것이 팀요람의 목표다.
현재 공개된 데모 버전에서는 주인공이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는데 성공하면서 끝이 난다. 이후 출시될 예정인 정식 버전에서는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연쇄살인사건으로 확대되기 때문에, 자신의 범죄를 감추고 새로운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아내는 더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펼쳐질 예정이다.
“원래 6월 출시가 목표였지만, 인디 개발팀이다보니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스토리 비중이 큰 게임이라 한정된 장소와 한정된 캐릭터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는 것이 쉽지 않았고, 개발이 지연되면서 팀이 폭파되기도 했습니다. 개발을 진행하면 할수록 왜 주변에서 말렸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하지만, 임대표는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팀을 세팅해서, 11월에 출시될 예정인 문제편과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해답편까지 더하면 20시간이 넘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준비중이다.
특히, 지금까지 혼자서 이끌어오면서 부담이 컸던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스토리 작가를 한명 더 추가해 같이 논의하면서 만들어가고 있으며, 셜록홈즈,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을 연상시키는 분위기의 그래픽도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고 한다.
임대표는 초기 메인 아트를 담당하시던 분이 떠나기 전 주요 캐릭터 디자인을 마무리해준 덕분에, 전체적인 그래픽 분위기가 문제없이 이어질 수 있었다며, 아쉽게도 끝까지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맡은 일을 마무리해준 것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돈 벌고 싶으면 이런 게임을 만들면 안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개발을 하면 할수록 정말 무모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후회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왕 시작한 일 최대한 멋지게 마무리해보고 싶습니다. 게임이 끝날 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