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가 1990년대의 아이코닉 모델 트윙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형 전기차 트윙고 E-Tech를 공개했다. 이번 모델은 1992년형 오리지널 트윙고의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이어받으면서도 가격을 2만 유로(약 3,000만 원) 미만으로 설정해, 급성장 중인 중국 저가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을 예고했다.
르노는 트윙고 E-Tech를 통해 BYD 시걸(Seagull)과 같은 합리적 가격대의 중국 전기차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유럽 소비자는 유럽차를 선택할 것”이라는 르노의 자신감이 이 모델에 담겨 있다.
트윙고 E-Tech의 외관은 1992년형 트윙고의 정체성을 현대적으로 재현했다. 보닛 우측의 세 개의 공기 흡입구, 단순한 원형 헤드램프, 둥근 차체 비율 등 오리지널 디자인 언어가 그대로 반영됐다.
르노는 오히려 저가형 모델의 특징을 숨기지 않고 디자인 차별화의 요소로 활용했다. 전면과 후면 램프는 동일한 형상을 사용하되 내부 구성을 달리해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로 구분했고, 이런 단순한 구조는 제조 효율과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노린 것이다.
새로운 트윙고는 기존 2도어에서 4도어 구조로 바뀌어 실용성이 크게 향상됐다. 2열 좌석은 각각 17cm까지 앞뒤로 이동할 수 있어, 성인 4명이 탑승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제공한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360리터이며,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000리터까지 확장된다.
르노는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르노 5 E-Tech보다 차체 길이가 13cm 짧지만, 실내 거주성과 적재 효율에서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트윙고 E-Tech는 27.5kWh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262km(WLTP 기준)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에너지 효율은 약 6마일/kWh 수준으로, 소형 전기차 중 최고 수준의 효율을 보여준다.
르노는 LFP 배터리 채택으로 배터리 원가를 약 20% 절감했다고 밝혔다. 비록 에너지 밀도는 NMC보다 낮지만, 가격과 내구성, 안전성 면에서 이점을 확보했다.
급속 충전은 최대 50kW DC 충전을 지원하며, 10%에서 80%까지 30분이면 충전이 가능하다. 또한 11kW AC 충전기를 기본 탑재해 일상 충전에 유리하며, 완충까지 약 2시간 35분이 소요된다. 트윙고 E-Tech는 3.7kW의 전력을 외부로 공급할 수 있는 V2L(차량 외부 전력 공급) 기능도 갖춰 캠핑이나 비상 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르노는 트윙고 E-Tech를 유럽 시장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저가형 전기차의 급성장 속에서도 르노는 디자인과 기술력, 생산 효율을 통해 ‘가성비와 감성의 조화’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트윙고 E-Tech는 2026년 유럽 출시를 목표로 하며, 르노는 “트윙고 E-Tech는 유럽 소형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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