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가 브랜드 핵심 중형 SUV ‘XC60’의 순수 전기 버전인 EX60을 내년 초 공개할 예정이다. EX60은 대형 SUV EX90 아래를 담당하는 중형 전기 SUV로, 브랜드의 전동화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볼륨 모델로 자리 잡게 된다. 무엇보다도 EX60은 XC6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비슷한 가격대인 약 6만2천 달러 수준에 책정될 예정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가격 패리티(Price Parity)’ 실현의 핵심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 SPA3 플랫폼과 고밀도 배터리로 무장
EX60은 볼보의 새로운 800볼트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 ‘SPA3’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이 플랫폼은 충전 속도를 15%, 구동 출력을 35% 향상시키며, OTA(Over-The-Air)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또한, 볼보의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적용돼 에너지 밀도가 기존보다 20% 높아졌다. 이로 인해 EX60은 볼보 라인업 중 가장 긴 주행거리를 확보하게 되며, 동시에 생산 효율성도 크게 개선된다. 파워트레인 비용은 기존 전기차 대비 18% 절감될 전망이다.
구조적 배터리팩·메가캐스팅으로 원가 절감
EX60은 차체 구조의 일부로 배터리를 통합하는 ‘구조형 배터리팩(Structural Battery Pack)’과 대형 메가캐스팅 공법을 도입해 생산비를 25% 절감한다. 이를 통해 볼보는 EX60을 XC60 PHEV와 동일한 가격대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XC90 기반의 EX90이 XC9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보다 약 4,000달러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EX60의 가격 정책은 전동화 모델 중에서도 공격적인 전략으로 평가된다.
전동화 시대, XC60 오너들의 자연스러운 다음 선택
볼보는 EX60을 기존 XC60 오너들이 무리 없이 전기차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디자인 역시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공력 효율을 강화해, 새로운 고객층뿐 아니라 기존 SUV 구매자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지를 제공한다.
경쟁 모델로는 테슬라 모델 Y, 현대 아이오닉 5, BMW iX3 등이 거론된다. EX60은 이들과 달리 프리미엄 브랜드 고유의 안전성과 품질, 정숙성을 앞세워 차별화를 노린다.
지리(Geely)와의 기술 시너지로 유럽 시장 공략
EX60은 모기업 지리(Geely)의 전동화 기술과 생산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다. 이미 지리 산하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Zeekr)는 유럽 시장에 400kW 초급속 충전이 가능한 ‘Zeekr 7X’를 출시했으며, 가격은 약 6만1천 달러 수준이다. 볼보는 EX60을 이보다 약간 높은 가격대에서 출시해,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 내에서 브랜드 충성도와 품질 경쟁력을 내세울 계획이다.
프리미엄 EV 시장, 가격 경쟁 본격화
EX60은 테슬라 모델 Y나 아이오닉 5보다는 다소 높은 가격에 책정되지만, BMW iX3 등 프리미엄 전기 SUV와는 유사한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BMW iX3 역시 내년 미국 출시 시 약 6만 달러 수준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결국 볼보는 EX60을 통해 전기 SUV 시장의 ‘합리적 프리미엄’ 세그먼트를 공략하고, 브랜드의 전동화 전환을 실질적인 매출 성장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을 택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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