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Ki One)’이 세계 3대 주류 품평회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 세계주류경연대회 2025(San Francisco World Spirits Competition, SFWSC)’에서 최고 영예인 ‘베스트 오브 클래스(Best of Class)’를 수상했다. 현지 시각 9일 열린 시상식에서 도정환 기원 위스키 대표가 직접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수여받았다. 이 자리에는 전 세계 70여 개국의 200여 명 업계 관계자와 글로벌 주류 브랜드 관계자들이 참석해 한국 위스키의 수상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샌프란시스코 세계주류경연대회 2025에서 수상한 트로피와 기원 ‘시그니처’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도정환 기원 위스키 대표 / 사진= 기원 위스키 제공

이번에 수상한 제품은 ‘기원 시그니처(SIGNATURE)’다. 셰리와 와인 캐스크에서 숙성된 달콤한 풍미에 한국적 스파이스가 어우러진 독창적인 균형감으로 심사위원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SFWSC의 ‘베스트 오브 클래스’는 각 부문 더블 골드 수상 제품 중 단 하나의 최고 제품에만 주어지는 대상 격의 상으로, 올해는 기원 외에도 대만의 카발란(Kavalan), 인도의 암룻(Amrut) 등이 최종 후보로 경합을 벌였다.

기원 위스키 시그니처 / 사진= 기원 위스키 제공

‘기원 시그니처’ 대상, ‘유니콘’ 더블골드…한국 위스키의 세계적 도약

기원은 이번 ‘시그니처’의 대상 수상과 함께 ‘유니콘(Unicorn)’ 제품으로 모든 심사위원이 만장일치로 골드 이상을 부여해야만 받을 수 있는 ‘더블 골드(Double Gold)’를 동시에 수상했다. 이는 제품의 품질과 완성도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한국 위스키의 저력을 입증하는 성과다.

샌프란시스코 세계주류경연대회 2025에서 트로피를 전달받고 있는 도정환 기원 위스키 대표 / 사진= 기원 위스키 제공)

이번 SFWSC 수상은 지난 9월 영국 ‘국제 와인 & 스피릿 대회(IWSC) 2025’에서 ‘최고상(Trophy)’을 수상한 데 이어 불과 두 달 만에 거둔 쾌거다. 이에 따라 기원 위스키는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짧은 기간 내 세계 양대 주류품평회를 모두 석권하며 ‘K-위스키’의 위상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았다.

세계 3대 주류 품평회 2관왕…한국 최초 ‘이중 그랜드슬램’ 달성

기원 위스키는 이번 수상을 통해 같은 해에 세계 3대 주류 품평회 중 두 곳에서 최고상을 차지한 브랜드로 기록됐다. 이는 한국 위스키 역사상 처음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최단기간 2관왕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이중 그랜드슬램’이라 부르며, 한국 위스키가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확실한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도정환 기원 위스키 대표가 베스트 오브 클래스 수상 후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 사진= 기원 위스키 제공

도정환 기원 위스키 대표는 “이번 수상으로 기원이 추구해온 ‘한국적인 위스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대회에서 연이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한국 위스키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원이 세계 주요 위스키 강국들 사이에서도 당당히 인정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품질과 철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SFWSC와 IWSC, 세계가 인정한 권위의 무대

SFWSC는 2000년 미국에서 설립돼 올해로 25회를 맞은 세계 최대 규모의 주류 품평회다. 매년 2,500종 이상의 주류가 출품되며, 모든 심사는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진행된다. 브론즈·실버·골드·더블 골드 4단계 등급으로 평가되며, 더블 골드 중에서도 단 한 제품에만 ‘베스트 오브 클래스’가 수여된다.

한편, IWSC는 1969년 설립된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주류 품평회로, 매년 90여 개국에서 4,000여 종 이상의 주류가 출품된다.

샌프란시스코 세계주류경연대회 2025 시상식에서 기원 위스키의 ‘시그니처’가 호명되는 모습 / 사진= 기원 위스키 제공

남양주에서 세계로…‘기원’이 빚은 한국 위스키의 품격

기원 위스키는 한국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로, 2020년 6월부터 경기도 남양주 증류소에서 생산되고 있다. 증류소는 재미교포 창립자와 스코틀랜드 출신 마스터 디스틸러, 그리고 한국 장인들이 함께 설립했다. 전통 스카치 방식과 철저한 수공정 품질 관리로 ‘한국산 프리미엄 싱글몰트’의 기준을 세웠다.

남양주의 깨끗한 수자원과 뚜렷한 사계절, 큰 일교차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숙성 환경은 기원 위스키 특유의 풍미를 완성한다. 현재까지 50회 이상 국제 주류 품평회에서 수상한 기원은 2025년 ‘올해의 크래프트 증류소’ 2위, IWSC 트로피 수상 등으로 세계 주류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 제품인 ‘기원 호랑이’, ‘기원 독수리’, ‘기원 유니콘’은 한정판이 아닌 상시 판매 라인업으로, 한국 위스키의 정체성과 가능성을 세계 시장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기원 위스키의 이번 성과는 단순한 수상을 넘어, ‘한국 위스키’라는 이름이 세계 프리미엄 주류 시장에서 하나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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