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요타 스킬 콘테스트 현장. 부품을 빨리 조달하고 빠른 정비 이상으로 고객이 기다리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렉서스 서비스 만족도를 크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자동차 애프터서비스 만족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단순히 ‘얼마나 빨리 끝나는가’가 아니라 ‘기다리는 동안 얼마나 덜 불편했는가’로 옮겨가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자동차 기획조사 결과에 따르면 렉서스는 차량을 입고한 당일 정비를 완료하는 비율이 93.4%라는 수치를 기록하며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수입차 평균인 82.4%, 국산차 평균 75.7%와 비교하면 상당히 큰 차이다.
렉서스가 정비 대기시간 자체를 줄이는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이러한 차이가 부품 수급 지연 경험률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산차는 21.3%, 수입차는 18.3% 수준으로 국산이 상대적으로 부품 공급 여건에서 불리한 모습을 보인다.
다만 부품 대기가 발생했을 경우 정비가 완료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국산 9.0일, 수입 13.1일로 수입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더 길다. 결국 핵심은 ‘대기를 만들지 않는 운영 체계’이며 불가피할 때는 대기 상황을 어떻게 고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안내하느냐가 만족도를 좌우하는 관건이 됐다.
대기 공간이나 편의시설 자체는 업계 전반적으로 잘 갖춰진 편이다. 다만 실제로 고객이 이 시설을 제대로 활용하도록 안내받는 비율은 크게 떨어진다. 조사에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는 사업장은 90%가 넘지만, 이 공간의 존재나 이용 방법을 ‘충분히 안내받았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33.7%에 불과했다.
단순히 시설을 갖추는 것에서 끝나서는 고객의 체감 만족도를 바꿀 수 없다는 의미다. 고객의 동선 안내, 좌석 선택의 여유, 간단한 음료 제공, 대기 중 와이파이나 콘텐츠 접근성 등 세부 운영 과정이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비 진행 상황을 얼마나 투명하게 공유하느냐도 만족도를 크게 좌우하는 요소다. 이번 조사에서는 볼보, 도요타, 그리고 렉서스가 ‘정비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응답에서 상위권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히 속도 경쟁이 아니라, 차가 지금 어떤 단계에 있는지를 고객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 제공 시스템이 신뢰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진이나 영상 확인, 예상 소요시간에 대한 지속적인 업데이트, 정비 단계별 설명은 고객의 불안감을 낮추고 서비스 경험을 긍정적으로 만든다.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하면 렉서스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입고부터 출고까지의 프로세스 효율이 높아 ‘대기 자체를 줄인다.’ 둘째, 대기 공간과 편의시설을 고객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체감 환경을 적극적으로 설계한다.
셋째, 정비의 전 과정에서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해 고객이 불확실함을 느끼지 않도록 한다. 다시 말해, 렉서스가 탁월한 것은 단순히 빨리 고치기 때문이 아니라 고객 입장에서 불편을 최소화하는 접근이 체계화되어 있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반대로 국산차 브랜드가 개선해야 할 지점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부품 수급과 재고 운영 전략, 지역 거점 단위의 소모품·다빈도 고장 부품 관리, 정비 예상 소요시간을 고객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ETA 시스템 구축, 그리고 상담 직원의 초반 안내 절차 표준화 등이 대표적이다.
물리적 시간 단축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고객이 그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쪽으로 전략을 이동시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자동차 서비스 품질 경쟁의 무게 중심이 ‘속도’에서 ‘체감 경험’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렉서스는 프로세스 효율과 고객 접점 경험을 동시에 관리하며 이 영역에서 가장 앞서 있는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기다림이 ‘불만’이 아닌 ‘신뢰’로 전환되는 순간, 서비스는 단순한 사후관리의 범위를 넘어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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