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여파로 판매 부진에 빠진 테슬라가 미국에서 렌탈 서비스에 돌입했다(출처: 테슬라)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미국 전기차 시장의 냉각이 현실화하고 있다.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이후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전기차 브랜드 판매가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궁여지책 테슬라는 자사 매장을 통해 직접 차량을 ‘렌탈’ 하는 새로운 서비스에 돌입했다. 전기차 혁신의 상징이던 테슬라가 이제는 재고 처리와 수요 유도를 위한 렌트 비즈니스로 방향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현지 시각으로 10일, 미국 내 일부 매체는 테슬라 렌탈 프로그램이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일부 매장에서 운영 중이며, 최소 3일에서 최대 7일까지 대여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해당 요금은 하루 60달러부터 시작되고 모든 차량에 슈퍼차저 무료 충전과 풀 셀프 드라이빙(FSD) 기능 체험이 포함된다.
테슬라 렌탈 서비스는 최소 3일에서 최대 7일까지 캘리포니아 일부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출처: 테슬라)
해당 서비스는 단순 단기 수익 모델이 아니라 테슬라가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경험이 구매로 이어진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테슬라는 렌탈 고객이 차량을 반납한 후 7일 이내에 신차를 주문하면 250달러의 구매 크레딧을 제공 중이다.
즉 잠재 고객에게 “테슬라를 일주일 동안 소유해보라”는 체험형 마케팅이다. 다만 이 같은 접근은 동시에 미국 전기차 시장의 구조적 어려움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테슬라의 미국 내 판매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하의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이후 급락했다. 정부 지원이 사라지자 소비자들의 구매가 전 분기에 앞당겨졌고, 이후 수요 공백이 발생했다.
현재 미국 내 테슬라 매장과 딜러에서는 재고가 빠르게 누적되고 있으며 이 결과 단기 렌탈은 이런 재고를 활용하기 위한 일종의 ‘응급 처방’인 셈이다.
테슬라에 앞서 허츠 역시 2021년 전동화 전환 추진 중 비슷한 서비스를 실시한 바 있다(출처: 테슬라)
한편 테슬라의 렌탈 실험은 완전히 새로운 발상은 아니다. 세계 최대 렌터카 기업인 허츠(Hertz)도 2021년 대규모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해 전동화 전환을 추진했으나, 최근 2년간 중고차 가치 폭락과 가격 인하로 인한 손실로 인해 보유 물량을 매각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테슬라가 직접 렌터카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불과 몇 년 전 “직접 판매로 딜러를 대체하겠다”고 선언했던 브랜드가, 이제는 딜러 대신 렌터카 운영자로 시장에 나선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 일론 머스크 자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최근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불확실성을 키운 인물로 꼽힌다.
관련 업계는 테슬라의 렌탈 서비스가 단기적으로 재고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역부족으로 평가했다(출처: 테슬라)
테슬라의 이번 프로그램은 단기적으로는 재고 해소와 브랜드 체험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테슬라의 수요 감소, 중고가 폭락, 전기차 보급률 둔화 등 시장 전반의 침체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으로 평가된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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