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링크드인
하버드대 병원에서 레지던트로 근무하던 제니 셔오(Jenny Shao) 박사는 팬데믹 기간 동안 고립된 사람들이 신경학적·정신적 영향을 받는 모습을 지켜봤다. 사람들에게 단순한 정보가 아닌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녀는 결국 의사의 길을 접고,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AI 동반자 ‘로빈(Robyn)’을 만들기 위한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로빈은 단순한 대화형 챗봇이 아닌, 사용자의 감정을 공감하고 정서적 맥락을 이해하도록 설계된 AI다. 셔오는 “로빈은 친구 앱도, 치료사나 의사를 대체하는 도구도 아니다”며 “사용자를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감정을 지지하는 ‘감정지능형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출처 : 로빈
셔오는 인간 기억 연구로 200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에릭 캔델(Eric Kandel)의 연구실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로빈이 사람의 기억 구조를 모방하도록 설계했다. 이 덕분에 로빈은 사용자의 대화 패턴을 학습해, 점차 그 사람의 성향과 감정 흐름을 이해해 나간다.
iOS에서 이용할 수 있는 로빈은 초기 온보딩 과정에서 사용자의 목표, 도전 상황에 대한 반응, 원하는 대화 톤 등을 묻는다. 이후 사용자는 로빈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루틴 관리나 감정 분석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로빈은 사용자의 ‘감정 지문(emotional fingerprint)’과 애착 유형, 사랑의 언어, 성장 포인트, 내면의 비평가 등 세부적인 성향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출처 : 로빈
안전성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자해나 위기 상황을 언급할 경우 로빈은 즉시 위기 상담 번호와 인근 응급실 정보를 안내한다. 또한 단순 정보 요청(예: 스포츠 점수, 숫자 세기 등)에 대해서는 거절하고, 개인적인 감정과 자기 성찰 중심의 대화에 집중한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이 스타트업은 구글맵 공동창업자 라스 라스무센(Lars Rasmussen), 캔바 초기 투자자 빌 타이(Bill Tai), 전 야후 CFO 켄 골드먼(Ken Goldman) 등으로부터 550만 달러(약 76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라스무센은 “로빈은 감정 기억 시스템이 탁월하다”며 “사람들이 기술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점점 덜 이해받는 시대에, 로빈은 자기 자신과의 연결을 회복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투자사 M13의 라티프 파레차(Latif Parecha) 파트너는 “AI가 가족이나 친구처럼 인간관계의 일부가 될 시대에, 위기 상황에 대비한 명확한 안전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로빈은 미국에서 유료 구독 형태로 정식 출시되었으며, 월 19.99달러 또는 연 199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
글 / 김지훈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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