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인근 벤츠 행사장 앞에서 청라 전기차 화재 피해 주민들이 보상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카메라 앞에서는 명품, 피해자 앞에서는 불량품’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벤츠의 실질적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지난해 인천 청라아파트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의 피해 주민들이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스튜디오파라다이스에서 열린 벤츠의 미래 전략 컨퍼런스 행사장 앞에서 보상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행사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그룹 AG 이사회 의장 겸 CEO 올라 칼레니우스가 참석했다. 주민들은 “벤츠가 약속했던 책임 있는 조치가 말뿐이었다”며 실질적 보상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시위 현장에서 만난 피해 주민 홍성례 씨는 “화재 이후 벤츠가 제공한 리스 차량이 3개월 연장돼 오는 12월 반납을 앞두고 있지만 이후 대책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소된 차량 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리스 차량 추가 사용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벤츠 측이 아무런 해결책 없이 시간을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벤츠는 사고 직후 “피해 분석 완료 시 가능한 신속하게 합당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주민들은 “지금까지 실질적 보상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행사장 앞 도로에서 피해 주민들이 안전 조끼와 피켓을 들고 앉아 벤츠의 책임 있는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현장 스크린에는 화재 피해 당시 상황이 재생되고 있으며 주민들은 “벤츠는 보상하라”고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지난해 발생한 청라아파트 화재는 지하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벤츠 전기차 발화로 시작됐으며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림 피해를 입었다. 아파트 시설 역시 정전과 설비 손상 등 광범위한 물적 피해가 발생했지만 주민들에 따르면 벤츠의 보상 조치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수사기관은 국과수와 함께 진행한 합동 감식을 통해 “차량 결함보다는 외부 충격에 의한 배터리 셀 손상이 발화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주민 측은 “벤츠가 결함 가능성이 낮다는 수사 결론을 근거로 피해 협상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일부 주민이 자차보험으로 보상을 받았을 뿐, 대부분은 차량 없이 불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며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자처하는 벤츠라면 그에 걸맞은 책임 있는 태도와 실질적 보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 주민들은 향후에도 벤츠와의 협상에 나설 계획이며, 필요할 경우 추가 집회와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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