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자동차가 플래그십 모델의 판매 주기를 기존 7년에서 9년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니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이는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전략을 결합한 중장기 상품 정책 변화로, 물리적 완전변경 주기를 길게 가져가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상품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접근이다.
토요타는 과거 5년 단위로 이뤄지던 풀체인지 간격을 2000년대 들어 성능 상향과 플랫폼 고도화 탓에 약 7년으로 늘린 바 있다. RAV4 역시 대략 7년 주기로 모델 변경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정책 전환은 인기 차종의 높은 수요와 공급 지연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일부 모델은 긴 대기기간 때문에, 고객이 차량을 수령하는 시점이 차기 모델 출시 직전이 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랜드크루저는 주문 후 수년에 걸쳐 인도되는 사례도 존재한다.
토요타는 모델별 수요 흐름·대기기간·중고차 잔존가치 등을 고려해 주기 연장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주기를 늘리면 중고차 가치 하락 속도가 늦춰지고, 고객에게 신차 구매 선택지가 더 자주 제공되는 장점이 있다. 도매가격은 모델별 시황에 맞춰 조정하되, 9년 주기의 평균 도매가격 자체는 변경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일부 일본 내 토요타 계열 딜러—약 230곳은 독립 운영—는 판매 주기 연장이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신차 투입 빈도가 낮아지면 판촉 사이클이 길어진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토요타는 OTA 기반의 기능 추가와 성능 향상을 지속해 모델 가치가 유지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관 디자인 변경 등 큰 폭의 마이너 업데이트는 필요 시 별도로 진행할 계획이다.
중국·동남아 등 특정 지역 중심 모델은 글로벌 전략 모델과 달리 현지 수요에 맞춘 전용 상품 개발을 유지한다. 이는 글로벌 모델의 주기 연장과는 별개로, 신흥시장의 빠른 상품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다.
완성차 업체들의 모델 교체 주기는 상이하다. 혼다는 보통 6~7년 주기로 풀체인지를 진행하고, 닛산은 10년에 가까운 주기도 존재한다. 테슬라는 3~5년 단위의 리프레시 전략을 취하며, 일부 중국 신흥 브랜드는 OTA 업데이트와 단기 상품 개편 속도를 훨씬 빠르게 가져가고 있다.
토요타의 이번 결정은 전동화·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춰 ‘차량의 수명’을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의 구조로 재정의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모델 체계가 길어지는 만큼 OTA 업데이트의 중요성이 커지며, 장기적인 유지관리 기술력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저작권자(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