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차 수요가 빠르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출처: 폭스바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유럽 시장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올해 처음으로 디젤 차량 판매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유럽 승용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디젤 엔진의 시대가 이제 본격적으로 저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지 시각으로 25일,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는 2025년 1~10월 유럽연합(EU) 27개국과 EFTA(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노르웨이·스위스), 영국을 포함한 지역에서 디젤차 비중이 8%에 그쳤다고 밝혔다.
또 같은 기간 PHEV는 9.4%를 기록, 전년 대비 32.9% 증가하며 처음으로 디젤차를 넘어섰다. 반면 디젤은 전년 대비 24.1% 급감했다.
디젤 엔진의 하락세는 2015년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 이후 지속돼 왔다. 이른바 ‘디젤게이트’로 소비자 신뢰가 급격히 떨어졌고, 2010년대 초 50% 이상이던 디젤 점유율은 매년 꾸준히 하락했다.
디젤 엔진의 하락세는 2015년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 이후 지속돼 왔다(출처: 폭스바겐)
2017년 가솔린 차량이 디젤차 판매를 처음으로 추월한 이후 2021년에는 하이브리드가 디젤차를 제치고 2위 판매를 차지하고 2020년대 중반에는 전기차 판매도 디젤을 앞질렀다. 그리고 최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마져 디젤차 판매를 앞지른 것.
이 결과 현재 유럽 시장에서 엔진별 판매 비중은 하이브리드 34.7%, 가솔린 26.9%, 전기차(EV) 18.3%,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9.4% 그리고 디젤 8%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더해 유럽연합의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디젤 라인업을 유지하는 브랜드 조차 더욱 줄어드는 추세다. BMW, 아우디 등 일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여전히 디젤 파워트레인을 제공하고 있으나, 다른 제조사들은 가솔린·하이브리드·전기차 중심으로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2000~2010년대에는 스마트 포투 같은 초소형차까지 디젤 모델을 운용했지만, 현재는 소형급 디젤 라인업이 사실상 사라졌다.
유럽에서 PHEV는 전기 주행과 내연기관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전기차로의 전환 과정에서 ‘과도기 해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출처: 볼보)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기 주행과 내연기관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전기차로의 전환 과정에서 ‘과도기 해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완전한 충전 인프라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저배출 요구를 충족하기 쉬워, 규제 환경과 소비자 부담 사이에서 균형점을 만든다는 평가다.
한편 판매 지표만 보면 디젤의 영향력은 확실히 축소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특정 상용차나 일부 고토크 요구 시장을 제외하면 핵심 파워트레인으로 남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럽 시장에서 이번 변화는 단순한 판매 순위 교체가 아니라, 디젤 중심의 오랜 패러다임이 사실상 종결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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