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준 582km(롱레인지)의 1회 충전 주행 거리를 인증 받은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트레일러 견인 테스트에서 137km를 주행한 후 배터리가 완전 방전됐다. (유튜브 캡처)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부족한 끈기가 다시한 번 드러났다. 미국의 유명 유튜버가 디젤 픽업 트럭과 비교해 벌인 견인 테스트에서 사이버트럭은 100km 남짓한 거리를 달린 후 배터리가 완전 방전돼 더 이상 달릴 수 없게 됐다.
유튜버 '더 패스트 트럭(The Fast Lane Truck)'이 최근 실시한 테스트에서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43마일(약 69km)을 견인하자마자 배터리가 50% 수준까지 급격히 감소했고 최종적으로 85마일(약 137km)을 주행한 뒤 완전히 방전됐다. 이 과정에서 총 107kWh의 배터리 전력을 모두 소모했다.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국내 인증 기준, AWD 520km, 롱레인지 582km이며 환경부 기준 상온 520km·저온 391km다. 따라서 트레일러 견인 테스트 주행 거리는 인증 거리의 4분의 1밖에 달리지 못한 것이 된다.
반면 최대 견인능력 2만파운드(약 9톤)를 갖춘 램 2500 커민스 디젤 트럭은 테스트 구간인 미국 I 25(뉴멕시코–콜로라도–와이오밍)를 오가는 장거리 견인에도 무리 없이 주행을 이어갔다.
순간적인 힘은 사이버트럭이 앞섰지만 지속력에서는 디젤이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줬다. 이번 실험은 동일 조건에서 총 8000파운드(약 3.6톤), 길이 28피트(약 8.5m) 트레일러를 연결한 채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사이버트럭은 에어 서스펜션, 4륜 구동, 트레일러 브레이크 제어 기능 등 고급 사양을 갖췄지만 견인 상황에서 주행가능거리(Estimated Range) 예측 정확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고질적 문제가 발생했다. 전기 픽업 특유의 고토크 특성으로 순간 힘은 충분했으나 지속적인 고하중 견인에서는 한계를 드러냈다.
전기 픽업 트럭은 외부 조건이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일반 내연기관 차량보다 훨씬 크게 나타나는 것이 문제다. 트레일러 등 견인하중 증가로 차량 총중량이 높아지면 주행가능거리가 평상시 대비 급격히 감소한다. 이번 실험에서도 사이버트럭은 공차 상태 대비 약 50% 이상 주행 거리 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특히 영하 환경)에는 배터리의 화학 반응성이 떨어져 효율이 감소하고 히터 사용이 더해지면서 실제 운행 가능한 거리는 추가로 줄어든다. 반면 디젤 엔진 트럭은 외부 온도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고 중량 변화에도 출력 유지력이 높아 실전 견인 환경에서 더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장점이 있다.
테스트에 참여한 진행자 로만 미카(Roman Mica)가 일에는 그에 맞는 도구가 있다(It’s all about the right tool for the right job)”라며 장거리 견인용으로는 여전히 디젤이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과 다르지 않은 결과를 보여준 셈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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