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미우라의 기원이 된 ‘P400’ 섀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60년대 초 모터쇼에서 공개된 이 프레임은 브랜드가 향후 어떤 차를 만들 것인지 보여주는 강력한 선언이었다. 시간에 쫓겨 내놓은 임시품이 아니라, 고성능 스포츠카의 방향성을 제시한 구조물이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당시 섀시는 접은 강판 구조에 수많은 홀을 뚫어 무게를 낮춘 형태였다. 경량화 기술이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전이었지만, 0.8mm 강판과 다공 설계를 통해 중앙 모노코크·서브프레임 전체 무게를 120kg 수준으로 억제했다. 이 위에 4.0리터 V12 엔진을 운전석 뒤에 배치했다. 지금 봐도 인상적인 카뷰레터 구성과 당시 기준으로는 경주차에 가까운 설계가 특징이다.
이 섀시를 만든 세 명의 젊은 엔지니어는 람보르기니가 레이싱을 원하지 않았음에도, 레이싱 기술을 도로로 가져오는 방법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는 ‘L105’라는 코드명으로 개발되다가 ‘P400’ 섀시로 구체화되었고, 이 구조는 1966년 공개된 람보르기니 미우라로 완성되었다.
이 P400 플랫폼은 모데나의 마르케시(Marchesi)가 제작했다. 레이싱 기술을 도로용 차량 패키지로 통합한 최초의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오늘날 슈퍼카의 기본 정의인 ‘미드십 고성능 스포츠카’의 출발점이 되었다.
미우라가 슈퍼카의 시초로 불리는 이유는 바로 이 섀시에서 비롯된다. 엔진 배치, 구조 설계, 경량화, 차량 비율까지 이후 50년간 이어진 슈퍼카 설계의 원형이 이 프로젝트에서 구현되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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