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정책의 방향을 바꿀 발언이 워싱턴에서 나왔다.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과의 브리핑에서 일본 경트럭(Kei Truck)을 언급하며 “매우 작고 귀엽다”며 호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런 차를 미국에서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교통부에 즉각적인 규제 완화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연료효율 기준을 대폭 낮추겠다는 정책 발표와 맞물려 미국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트럭은 일본의 경량차 규격을 충족하는 소형 상용차로, 최근 미국에서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CNN이 인용한 일본 중고차 수출업체 자료에 따르면, 미국으로 수입된 경트럭은 최근 5년간 세 배 늘었고 지난해에는 약 7,500대가 들여왔다. 미국 대통령은 폭스바겐 비틀을 예로 들며 “이런 작은 차가 미국에서도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언급했고, 미 교통장관은 “자동차 제조사가 원한다면 작은 차·연비 좋은 차를 미국에서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정비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제 판매까지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미국은 ‘25년 이상 된 차량’에 한해 미니트럭 수입을 허용하고 있으며, 주마다 도로 주행 허용 여부와 등록 기준이 다르다. 또한 스티어링 구조부터 충돌 안전성까지 규정된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FMVSS)을 충족해야 한다. 그럼에도 일부 주에서 골프카트 등 저속차량을 허용하는 규정을 적용할 가능성이 열려 있어 경트럭의 제도적 통로가 완전히 닫혀 있는 상황은 아니다.
경트럭은 엔진 배기량·출력·차체 크기에 엄격한 한도가 있는 만큼 미국 대중 시장의 취향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대형 SUV·트럭 중심의 시장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를 중심으로 충성도 높은 팬층이 형성되고 있다. SNS에는 Kei 트럭 관련 굿즈와 밈(밈) 콘텐츠가 늘었고, 수입차 시장에서도 ‘작고 효율적인 차’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번 발표의 본래 목적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강화된 연비 기준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 전환이다. 미국 대통령은 “차량 가격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은 연비 기준 완화로 인한 초기 가격 절감 효과보다 장기적 연료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후 미 교통부는 “미국인의 다양한 차량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차량은 기존 안전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입장을 추가 발표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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