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생산 아프리카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차 그랜드 i10이 글로벌 NCAP 충돌테스트에서 별점 제로(0)를 받으면서 안전 사양 차등 적용 지적을 받고 있다.(출처:글로벌 NCAP)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인도에서 생산돼 아프리카 시장에 판매되는 현대차 소형 해치백 ‘그랜드 i10’이 글로벌 NCAP ‘세이퍼카스 포 아프리카(SaferCars For Africa)’ 프로그램에서 성인 탑승자 보호 부문 별점 제로(0점)를 받았다.
글로벌 NCAP은 2011년 설립된 영국 등록 자선단체(Charity)로 자동차 안전성 평가를 전 세계로 확장하고 특히 안전 규제가 약한 개발도상국과 신흥시장에서 소비자 차원의 안전 기준을 확립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번 테스트에서 i10은 어린이 보호 성능이 3점을 기록했지만 정작 성인은 치명상 위험이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아프리카와 같은 낙후된 지역에 안전 사양을 차등 적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i10은 유로 NCAP 신차 테스트에서는 별 3개를 받았다.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측면 충돌에서의 흉부 보호 부족과 차체 강성의 불안정성이다. 프런트 충돌에서는 머리와 목 보호는 양호했으나 운전석 흉부 보호는 ‘약함(Weak)’ 수준, 무릎 역시 잠재적 위험 구조물이 확인돼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구조가 드러났다.
특히 측면 충돌의 경우 흉부 부위가 ‘위험(Poor)’ 평가를 받으면서 성인 보호 점수는 사실상 ‘0점’으로 제한됐다.
안전장비 역시 한계가 두드러졌다. 그랜드 i10은 측면·헤드 에어백이 없고 ESC(전자식 주행안정장치) 또한 기본 적용되지 않았다. 시트벨트 리마인더도 운전석에만 제공되는 등 유럽이나 한국 시장에서 기본화된 주요 안전 장비가 빠져 있다.
반면 어린이 보호에서는 ISOFIX 기반의 후방 장착 방식으로 정·측면 충돌에서 머리 노출 없이 안전성이 확인됐지만 차량 구조상 3점식 안전벨트가 전 좌석에 적용되지 않아 최종 별점은 3점에 그쳤다.
글로벌 NCAP은 이번 결과에 대해 “저소득·신흥국 시장에서 안전 기준을 낮추는 이중 기준(double standard)은 용납할 수 없다”라며 “아프리카 소비자 역시 동일한 안전 수준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지 자동차 단체 역시 “측면 보호와 ESC는 기본 장비여야 하며 선택사양으로 두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공식 입장을 내 놓지 않았지만 이번 사례와 같이 지역별 사양 격차가 반복될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충돌 테스트 기준과 법규 적용이 강화되는 추세에서 지역별 안전사양 격차는 점차 허용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기본 안전사양을 높여가는 움직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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