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가 초소형 전기차 ‘피아트 토폴리노(Fiat Topolino)’를 2026년 미국에 도입한다고 공식 확인했다. 미국 시장은 대형 SUV와 픽업트럭 중심 문화가 뿌리 깊지만, 연방 정부의 초소형차 규제 완화 움직임과 맞물리며 현실적인 진입 경로가 열리는 분위기다.
토폴리노는 일반적인 EV나 승용차 기준으로 분류되는 차량이 아니다. 유럽에서는 ‘사륜차(Quadracycle)’로 분류되며, 이는 유로 NCAP 충돌 테스트를 통과할 필요가 없고, 일부 지역에서는 면허 없이 운전할 수도 있는 범주다. 골프카트나 Moke EV와 유사한 접근 방식이다.
이 특성은 미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유력한 분류는 ‘저속 차량(LSV, Low-Speed Vehicle)’이다. LSV는 보통 최고속이 20~25mph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규정이 느슨해져 40mph대까지 허용되기도 한다. 토폴리노의 최고속은 28mph, 배터리 용량은 5.5kWh, 주행거리는 약 50마일로 전형적인 LSV 스펙과 맞닿아 있다. 이는 은퇴 마을이나 골프카트 친화적 커뮤니티 등에서 먼저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을 의미한다.
또 다른 가능성은 UTV(Utility Task Vehicle) 방식의 분류다. 일부 주에서는 UTV가 공공도로 주행을 허용하며, 이 경우 연방 안전 기준을 적용받지 않아도 돼 충돌 안전 규정이 없는 토폴리노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춰준다.
토폴리노 미국 도입 발표 시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소형 K-카 합법화 지시와 맞물리며 주목을 받았다. 미국 대통령은 최근 교통부 장관 숀 더피에게 Kei 트럭 등 초소형차를 미국 전역에서 합법화하라고 지시했으며, 연비 규제 완화 의지도 밝힌 상태다. 다만 피아트 측은 CNBC에 “토폴리노 미국 출시 계획은 트럼프 발표 이전부터 준비된 사안”이라고 전했다.
한편 피아트는 마이애미 아트위크에서 아티스트 로메로 브리토(Romero Britto)와 협업한 특별 모델 ‘브리톨리노(Brittolino)’를 공개했다. 이 차량은 브리토 팰리스에 전시될 예정이다.
피아트는 현재 토폴리노의 구체적 판매 방식—지역 제한 여부, UTV·LSV 분류 선택, 가격 정책 등—에 대해 “향후 몇 달 안에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저작권자(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