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Rivian)이 지난 2년 동안 자체적으로 구축해 온 차량용 AI 어시스턴트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폭스바겐과의 수십억 달러 규모 기술 합작 법인과 별도로 진행되는 독립적 개발이며, 첫 공개는 오는 12월 11일 열리는 ‘AI & Autonomy Day’에서 이루어질 전망이다.
리비안 소프트웨어 총괄 와심 벤사이드는 이 AI 어시스턴트가 단순 음성비서나 챗봇이 아니라 차량 제어 전반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벤사이드는 “초기 단계부터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 아키텍처를 설계했고, 다양한 AI 모델이 충돌 없이 작동하도록 조율하는 소프트웨어 계층을 직접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에이전틱 프레임워크(agentic framework)’라고 부른다.
이 플랫폼은 엣지 AI와 클라우드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성이다. 차량 자체에서 빠르게 처리해야 할 작업은 엣지 기반으로 수행하고,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기능은 클라우드로 분산한다. 리비안은 핵심 AI 모델과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를 자체 개발했으며, 일부 에이전트 기능만 외부 업체 기술을 택했다.
이러한 내재화 전략은 리비안이 2024년 R1T, R1S의 전기 아키텍처·센서 스택·UI, 서스펜션, 배터리 시스템 등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전반을 대대적으로 재설계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회사는 실시간 OS(RTOS), 열관리, ADAS, 안전 시스템, 인포테인먼트 등 핵심 소프트웨어 스택 전반을 직접 개발하는 방향을 강화해 왔다.
한편 폭스바겐과의 합작법인은 AI 어시스턴트나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는 무관하다. 2024년 발표된 이 JV는 최대 58억 달러 규모로, 전기차용 전기·전자(E/E) 아키텍처, 존 기반 컴퓨팅(zonal compute), 인포테인먼트 개발에 집중한다. 이 시스템은 2027년부터 폭스바겐 그룹 차량에 적용될 예정이다.
벤사이드는 “현 시점에서는 자율주행과 AI 어시스턴트를 분리해 개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향후 두 분야가 만나지 않을 이유도 없다”며 확장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리비안의 새 AI 어시스턴트는 운전자 신뢰도·참여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차량 모든 기능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단순 명령 수행을 넘어 실제 ‘행동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려는 접근이 돋보인다. 시장 경쟁이 빠르게 격화되는 가운데, 리비안이 어떤 사용자 경험을 제시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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