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들이 과제 평가 방식을 근본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리포트와 에세이의 평가 신뢰도가 사실상 붕괴됐다는 판단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더 이상 글의 완성도만으로 학생의 이해도와 사고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교육 현장을 빠르게 지배하고 있다.

기존의 리포트·에세이 중심 평가는 AI 앞에서 무력해졌다. 주제 이해, 구조 구성, 문장력까지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을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환경에서, 과제 결과물만으로 학생의 기여도를 구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표절 탐지 도구 역시 AI 생성 문장을 정확히 가려내지 못하면서, 평가 기준으로서의 신뢰를 잃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제출 형식 자체를 바꾸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수업 중 즉석에서 작성하는 에세이, 구두 발표와 질의응답, 단계별 사고 과정을 기록하는 로그 제출, 팀 토론 기반 평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완성된 결과물보다 사고의 흐름과 설명 능력을 직접 확인하겠다는 의도다.
일부 대학은 AI 사용을 전제로 한 과제를 도입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초안을 만들되, 그 결과를 어떻게 수정했고 어떤 판단을 거쳤는지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중요한 것은 글의 수준이 아니라, AI의 한계를 인식하고 비판적으로 다루는 능력이다. 단순 금지보다 통제된 활용이 더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판단이 반영되고 있다.
이 변화는 평가 방식의 조정이 아니라 교육 철학의 전환에 가깝다. 글을 얼마나 잘 쓰느냐보다, 무엇을 이해했고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가 핵심 지표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 대학들이 과제 제출 방식을 바꾸기 시작한 이유는 분명하다. AI가 글쓰기의 의미를 바꿔버린 이상, 교육도 같은 자리에 머물 수 없기 때문이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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