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이 배터리 전략의 핵심으로 육성해 온 파워코(PowerCo SE)가 독일 잘츠기터 기가팩토리의 본격 가동에 들어가며 유럽 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전기를 열었다. 파워코는 현지시각 17일, 잘츠기터 공장에서 유럽 최초의 ‘통합 셀(Unified Cell)’ 양산을 공식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생산 개시는 폭스바겐그룹의 전동화 전략은 물론, 유럽 내 배터리 셀 자립 체계 구축이라는 측면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파워코는 배터리 셀의 설계와 개발, 생산 전 과정을 유럽 내에서 일괄 수행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그동안 아시아 기업 의존도가 높았던 배터리 셀 분야에서 기술적 독립성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분명하다. 이번에 생산된 통합 셀은 폭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로 공급돼 최종 주행 테스트를 거친 뒤, 내년 출시 예정인 폭스바겐과 스코다, 세아트/쿠프라의 도심형 전기차 패밀리 모델에 처음 적용될 예정이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CEO는 “잘츠기터의 파워코 기가팩토리는 유럽의 기술 경쟁력을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라며 “폭스바겐그룹은 유럽 자동차 제조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배터리 셀 개발과 생산 체계를 구축했고, 이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그룹의 독립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파워코는 향후 폭스바겐그룹 통합 셀 수요의 약 절반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물량은 외부 공급업체를 통해 조달한다. 통합 셀은 표준화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전 세계 모든 브랜드와 지역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비용 구조를 효율화할 수 있다. 또한 리튬인산철(LFP), 니켈·망간·코발트(NMC), 전고체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셀 화학 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갖췄다.
이번에 잘츠기터에서 생산된 첫 통합 셀은 NMC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파워코는 해당 셀이 볼륨 세그먼트 기준으로 높은 성능 수준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기존 셀 대비 에너지 밀도는 약 10% 향상됐으며, 폭스바겐그룹의 새로운 셀-투-팩(cell-to-pack) 배터리 시스템과 결합돼 주행거리와 효율, 성능 전반에서 경쟁력을 높인다. 파워코는 향후 LFP 기반 통합 셀을 포함한 다양한 파생 모델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토마스 슈말 폭스바겐그룹 기술 담당 이사회 멤버는 “파워코를 중심으로 배터리 기술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새로운 배터리 시스템과 결합된 잘츠기터산 통합 셀은 고객에게 체감 가능한 기술 진화를 제공하며, 전동화 핵심 영역에서 그룹의 주도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잘츠기터 기가팩토리는 파워코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에서 리드 플랜트 역할을 맡는다. 연간 최대 20GWh의 생산 능력으로 출발해, 필요 시 40GWh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이 공장은 스페인 발렌시아와 캐나다 세인트 토마스에 건설 중인 파워코 기가팩토리의 기준 모델로 활용된다. 세 공장은 동일한 표준 공장 콘셉트로 운영되며, 잘츠기터에서 축적된 생산 경험과 기술 노하우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된다. 이에 따른 기술 협업과 인력 교류도 이미 진행 중이다.
연구개발 역량 강화도 병행되고 있다. 잘츠기터 연구개발 센터는 2022년 이후 실험실과 테스트, 개발 설비를 단계적으로 확충해 왔으며, 추가 시험장은 2026년 초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이를 통해 잘츠기터는 유럽을 대표하는 배터리 기술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프랑크 블로메 파워코 SE CEO는 “3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경쟁력 있는 배터리 셀과 공장, 공급망을 구축했다”며 “스페인과 캐나다에서도 차세대 셀 공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 성과는 파워코와 폭스바겐그룹 구성원들의 긴밀한 협업과 실행력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지속가능성과 디지털화 역시 잘츠기터 기가팩토리의 핵심 경쟁력이다. 공장은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운영되며, 에너지 소모가 큰 클린룸과 건조 공정에도 친환경 전력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기존 전통적 공장 대비 연간 최대 11만5,0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고도화된 자동화 설비와 실시간 데이터 분석 시스템은 공정 안정성과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인공지능 기반 품질 관리의 기반을 형성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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