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이 공장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하며 실전 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출처: CATL)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의 원격 조작 논란을 좀처럼 떨쳐내지 못하는 사이,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이 공장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하며 실전 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CATL은 중국 정저우 배터리 팩 공장에서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모즈(Moz)’를 대규모로 운용 중이며, 이는 세계 최초 수준의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공정 적용 사례라고 강조했다.
중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CATL은 배터리 팩 조립 라인의 엔드 오브 라인(EOL) 및 직류 저항(DCR) 테스트 공정에 다수의 모즈 로봇을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공정은 완성된 배터리 팩을 최종 출하하기 전 품질을 검증하는 핵심 단계로, CATL의 주요 완성차 고객사에 공급되기 직전 마지막 관문에 해당한다.
CATL은 “모즈는 이제 생산 라인에서 없어서는 안 될 구성원이 됐다”며 “기본 작업 외에도 하네스 연결 상태를 스스로 감지하고, 이상 발생 시 즉시 보고해 불량률을 줄이며, 공정 사이에는 자율적으로 검사 모드로 전환한다”고 설명했다.
CATL은 배터리 팩 조립 라인의 엔드 오브 라인(EOL) 및 직류 저항(DCR) 테스트 공정에 다수의 모즈 로봇을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출처: CATL)
해당 공정은 기존 숙련된 인력이 수백 볼트의 고전압이 흐르는 테스트 플러그를 배터리 팩의 특정 위치에 정확히 연결해야 했던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스파크 발생 위험과 작업자 간 품질 편차 문제가 상존해 왔다.
하지만 CATL은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을 통해 안전성과 일관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해당 라인에 투입된 모즈 로봇은 중국 스타트업 '스피릿 에이아이(Spirit AI)가 개발한 것으로 CATL 배터리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로봇 내부에는 다수의 모터, 센서, 프로세서가 탑재됐으며, CATL은 이를 ‘비전-언어-행동(Vision-Language-Action)’ 인공지능 모델로 정의한다.
이 시스템은 플러그 위치 오류, 색상 이상, 공구나 박스의 잘못된 배치 등 환경 변화를 인식하고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동시에 정교한 손 구조를 통해 기존 인간 노동자에게 위험 요소로 분류되던 수작업을 수행한다.
해당 라인에 투입된 모즈 로봇은 중국 스타트업 '스피릿 에이아이(Spirit AI)가 개발했다(출처: 스피릿 AI)
아직 대규모 배치가 시작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초기 성과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CATL에 따르면 모즈 로봇은 플러그 체결 작업에서 99%의 성공률을 기록했으며, 휴식 없이 연속 작업이 가능해 하루 처리 물량은 인간 작업자의 약 3배에 달한다.
한편 이번 CATL 행보는 중국 제조업 전반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휴머노이드 자동화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미 중국 내에서는 인간이 전혀 상주하지 않는 이른바 ‘다크 팩토리’가 확산되고 있으며, CATL 역시 이 같은 초고효율 생산 체제의 핵심 요소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CATL의 이번 행보는 중국 제조업 전반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휴머노이드 자동화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출처: 스피릿 AI)
다만 이러한 변화가 서구권 제조업에도 그대로 적용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노동시장 구조와 사회 안전망, 비용 구조가 다른 만큼 동일한 방식의 인력 대체가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CATL이 실제 양산 공정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했다는 점은, 아직 시연 영상 중심에 머물러 있는 일부 경쟁사들과는 분명한 대비를 이룬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거대한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제시해 온 테슬라의 전략과 비교할 때, CATL의 이번 선택이 산업 전반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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