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자사 엠블럼을 형상화한 독자적 나사(head) 디자인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AI 이미지 출처: 오토헤럴드 DB)
차량 정비 접근성을 둘러싼 완성차 업계의 방향성이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BMW가 자사 엠블럼을 형상화한 독자적 나사(head) 디자인에 대한 특허를 출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향후 차량 수리와 애프터마켓 접근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22일, 일부 외신에 따르면 BMW는 기존의 십자, 육각, 별 형태가 아닌, 자사 로고인 ‘라운델(Roundel)’을 닮은 나사 머리 구조를 특허 도면으로 제출했다.
해당 디자인은 원형 안을 4개 구역으로 나눈 형태로, 일부는 오목하게 파이고 일부는 평면 또는 돌출된 구조를 갖는다. 일반적인 공구로는 체결과 분해가 쉽지 않은 구조다.
특허 문서에는 소켓형, 평두형, 라운드형 등 총 네 가지 타입의 나사 머리 디자인이 포함돼 있으며, 모두 BMW 엠블럼의 4분할 구조를 공통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디자인 요소를 넘어, 특정 전용 공구가 있어야만 작업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해당 특허 문서에는 소켓형, 평두형, 라운드형 등 총 네 가지 타입의 나사 머리 디자인이 포함되고 모두 BMW 엠블럼의 4분할 구조를 공통적으로 반영했다(출처: 특허 문서)
외관상으로는 엔진룸이나 실내 노출 부위에 적용될 경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정비 현장이나 개인 오너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표준 공구로 접근이 불가능할 경우, 공식 서비스센터나 BMW 전용 장비를 갖춘 정비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정비 편의성 개선에 나서고 있는 흐름과 비교하면, 이번 BMW의 특허는 다소 상반된 방향으로 해석된다. 일부 경쟁 브랜드가 접착제 대신 나사 체결 방식을 확대하는 등 수리 난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BMW는 오히려 독자 규격을 통해 정비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도 대체로 냉소적이다. 자동차 애호가들은 해당 디자인을 “차량 소유자를 서비스센터에 묶어두기 위한 또 하나의 장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번 사례는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로 빠르게 이동하는 자동차 산업에서, 차량 소유자의 수리 권한과 제조사의 통제 사이 균형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출처: BMW)
동시에 현실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애프터마켓 업체들이 전용 비트나 공구를 빠르게 제작해 유통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부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BMW 차량에 실제 적용되기도 전에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호환 공구가 먼저 등장할 것이라는 농담 섞인 반응도 나왔다.
다만 해당 나사 디자인이 실제 양산 차량에 적용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완성차 업체들은 매년 다수의 특허를 출원하지만, 상당수는 개념 단계에 머무르며 실제 제품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번 특허 역시 2024년 6월 출원돼 이달 초 공개된 도면 단계의 아이디어에 불과하다.
한편 이번 사례는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로 빠르게 이동하는 자동차 산업에서, 차량 소유자의 수리 권한과 제조사의 통제 사이 균형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차량은 더 정교해지지만, 오너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 역시 함께 커지고 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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