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차세대 배터리 전략인 '4680 프로그램' 공급망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했다. 국내 이차전지 양극재 전문 기업 엘앤에프는 29일 공시를 통해 테슬라와 체결했던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 금액이 기존 약 2.9억 달러(3조 8,347억 원)에서 단 7,386달러(약 973만 원)로 대폭 감액되었다고 밝혔다. 사실상 계약 취소에 가까운 이번 조정은 테슬라 자체 배터리 셀에 대한 수요가 처참한 수준으로 떨어졌음을 시사한다. 발표 이후 엘앤에프의 주가는 10% 가까이 하락했다.
이번 계약은 본래 테슬라가 직접 생산하는 4680 배터리 셀에 들어갈 핵심 소재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일론 머스크 CEO는 4680 배터리가 생산 비용을 절반으로 줄여 저가형 전기차 보급을 앞당길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현재 이 배터리를 사용하는 유일한 차량인 사이버트럭이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소재 공급망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이버트럭의 수요 둔화가 이번 계약 규모 축소의 결정적인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테슬라는 기가 텍사스에서 연간 25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췄으나, 실제 판매량은 연간 2만에서 2만 5천 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재고가 쌓이면서 테슬라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고 저가형 모델 판매를 중단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사이버트럭에 들어갈 4680 셀 수요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생산을 늘리지 못하면서 엘앤에프의 양극재를 구매할 이유도 사라진 셈이다. 이는 테슬라의 4680 프로그램 자체가 동력을 상실했거나 대대적인 전략 수정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배터리 데이' 이후 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건식 전극 공정 등 기술적 난제가 여전한 점도 양산 확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향후 테슬라가 선보일 자율주행 택시인 '사이버캡'에도 4680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지만, 완전자율주행 기술 완성 여부와 출시 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엘앤에프 사태가 테슬라 공급망 전반에 걸친 경고등이라며, 테슬라의 내재화 전략이 상업적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저작권자(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