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다시 되찾을 수 없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출처: 현대차)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단돈 1만 루블, 한화 약 14만 원에 매각한 뒤, 다시 되찾을 수 없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한때 서방 브랜드가 주도하던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현재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2022년 3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이후 2024년 해당 공장을 약 14만 원에 매각했다. 다만 매각 계약에는 2년 이내 공장을 다시 인수할 수 있는 바이백(buyback) 조항이 포함됐다. 해당 기한은 내년 1월 종료된다.
그러나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현대차가 이 조항을 실제로 행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현대차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로서는 지분을 다시 사들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고 전하고, 현대차 측 역시 바이백 조항 행사 여부에 대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현재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러시아 기업 AGR 오토모티브가 인수해 운영 중이다(출처: 현대차)
현대차와 기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 러시아 시장에서 주요 완성차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었다. 한때 두 브랜드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23.3%에 달했으며, 2021년 한 해 동안 35만 400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러시아 사업 철수와 관련해 약 2880억 원(약 2억 달러)의 손실을 반영한 바 있다.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러시아 기업 AGR 오토모티브가 인수해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솔라리스(Solaris)’라는 브랜드로 차량이 생산되고 있으며, 이는 과거 현지에서 판매되던 현대차 엘란트라, 크레타, 기아 K2 크로스 등을 사실상 재배지한 모델이다.
한편 현재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서방 브랜드 공백을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빠르게 채우고 있다. 2024년 기준 중국 브랜드는 러시아에서 약 100만 대의 신차를 판매했으며, 이는 전체 시장 규모 157만 대 중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관련 업계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현대차의 러시아 재진출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시장 주도권 역시 이미 중국 업체들로 넘어간 상황에서, 현대차가 다시 해당 시장에 재진출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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