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이 외형상 회복 국면에 진입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이 외형상 회복 국면에 진입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증가와 달리 환율 상승과 가격 경쟁 심화가 겹치며 ‘팔수록 남는 것이 줄어드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는 30만 7377대로 전년 대비(26만 3288대) 16.7% 두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와 신차 투입 확대, 전동화 라인업 강화가 맞물리며 시장 규모를 빠르게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브랜드별 판매에선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회복세가 두드러진 모습으로 연간 판매 1만 대를 넘긴 브랜드는 BMW(7만 7127대), 메르세데스 벤츠(6만 8467대), 테슬라(5만 9916대), 볼보(1만 4903대), 렉서스(1만 4891대), 아우디(1만 1001대), 포르쉐(1만 746대) 등 총 7개 브랜드에 달했다.
다만 이러한 판매 회복세와 달리 수입차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지목된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500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오르며 수입 원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수입차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지목된다(오토헤럴드 DB)
실제 국내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이 격화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 연합의 긴장 국면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자, 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세가 재차 부각되고 있다. 21일 오전 환율은 전장 대비 2.3원 오른 1480.4원에 거래를 시작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 같은 환율 흐름을 연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수입차 업계가 체감하는 부담은 더욱 분명해진다. 외환시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연간 평균 기준으로 1300원대 중후반 수준에서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1480원대까지 상승하며 연중 고점 구간에 근접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간 평균 대비 100원 이상 높은 환율이 유지될 경우,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수입차는 차량 한 대당 원가 부담이 수백만 원 단위로 늘어날 수 있으며 특히 고가 전기차와 프리미엄 모델일수록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성 영향력은 더욱 커지는 구조다.
수입차의 경우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구조상 환율 상승분이 원가에 직접 반영되지만 이를 소비자 가격에 그대로 전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국내 소비 심리가 여전히 위축된 데다 브랜드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가격 인상에 따른 저항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가격 경쟁도 수입차 업계의 부담을 키우는 것으로 분석됐다(오토헤럴드 DB)
여기에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가격 경쟁도 수입차 업계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수입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84.4% 증가한 9만 1253대로 집계되며 시장 내 비중을 빠르게 확대했다. 테슬라를 비롯해 BYD 등 중국산 전기차를 수입·판매하는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모델을 대거 투입하면서 시장 구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은 기존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에도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환율로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가격 경쟁까지 격화되며, 수입차 업계는 판매 확대와 수익성 방어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구조에 놓였다는 평가다.
관련 업계는 수입차 시장은 외형적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환율과 가격 경쟁이라는 구조적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으며 단기 판매 실적보다는 원가 구조 개선과 중장기 수익성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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