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이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에 따른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추진해오던 아우디의 첫 미국 생산 기지 설립 논의를 잠정 중단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CEO는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인하 등 여건 변화가 없다면 대규모 추가 투자는 재정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계획 철회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폭스바겐이 이토록 강경한 입장을 보인 배경에는 막대한 관세 비용이 있다. 폭스바겐은 2025년 1~9월 사이에만 미국 관세로 인해 약 21억 유로(약 3조 6,00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올리버 블루메는 밝혔다. BMW나 메르세데스-벤츠와 달리 미국 내 공장이 없는 아우디는 주력 모델인 Q5를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보내왔으나, 관세 부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된 상태다. 당초 미 정부와의 인센티브 협상을 통해 경제성을 확보하려 했으나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지며 투자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은 과거 미국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사실상 철회하고 점진적인 단계로 발전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재 폭스바겐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약 4% 수준이다. 그룹은 오는 3월 연간 실적 발표와 함께 새로운 5개년 투자 계획을 공개할 예정인데, 기존 1,800억 유로였던 투자 규모를 1,600억 유로로 약 11%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폭스바겐은 신규 공장 건설보다는 테네시주 채터누가 공장의 효율화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20억 달러를 들여 건설 중인 스카우트 모터스 공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스카우트 모터스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오프로드용 전기 SUV와 픽업트럭 생산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 생산 네트워크에 의존하던 기존 전략이 관세 장벽이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폭스바겐이 결국 트럼프 리스크 앞에 무릎을 꿇는 모양새다. 아우디가 미국 공장 없이 멕시코 생산 물량에만 의존했던 판단이 관세 장벽 앞에서 실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스카우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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