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를 중심으로 기존 식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즐기는 ‘모디슈머(Modisumer)’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모디슈머는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를 합친 신조어로, 개인의 취향에 맞춰 식품을 새로운 형태로 즐기는 소비자를 뜻한다. 과거에는 출시된 제품을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식품을 하나의 완성품이 아닌 ‘재료’로 소비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각자의 입맛에 따라 다양한 재료를 섞거나 조합한 레시피가 SNS를 통해 공유·확산되면서 소비자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 단순 구매자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레시피를 만들고 이를 콘텐츠로 생산·유통하는 ‘참여형 소비자’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소비자가 자유롭게 변주할 수 있는 제품부터, SNS에서 화제를 모은 레시피를 실제 상품과 메뉴로 구현한 사례까지 잇따라 등장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디저트부터 건강 소스까지…SNS 레시피 속 ‘필수 재료’로 떠오른 풀무원요거트 그릭
풀무원의 풀무원요거트 그릭은 SNS를 통해 화제가 된 ‘요거트 치즈케이크’ 레시피의 핵심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SNS에서 시작돼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이 레시피는 ‘풀무원요거트 그릭’에 비스킷을 가득 채워 냉장 숙성시키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별도의 도구나 복잡한 조리 과정 없이도 치즈케이크와 유사한 식감과 풍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모디슈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SNS에서 ‘요거트 치즈케이크’의 필수재료로 떠오른 풀무원다논 ‘풀무원요거트 그릭’
그릭 요거트는 기존에도 그래놀라, 꿀, 과일 등과 함께 조합해 즐기는 대표적인 식품이었으나, 최근에는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릭 요거트를 활용해 지중해식 차지키 소스를 만들거나 마요네즈 대신 사용하는 소비자, 샐러드나 샌드위치에 곁들이는 사례도 빠르게 늘고 있다.
‘풀무원요거트 그릭’은 진하고 깔끔한 맛을 바탕으로 다양한 조합과 변주가 가능한 레시피의 중심 재료로 활용 폭을 넓혀가고 있다. 대표 제품인 ‘풀무원요거트 그릭 설탕무첨가 플레인’은 설탕을 더하지 않고 저지방으로 설계한 락토프리(유당 0%) 제품으로, 우유의 2배 이상 단백질을 함유해 맛과 건강을 동시에 고려한 레시피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의 다양한 변신
농심은 라볶이에 너구리의 얼큰하고 시원한 해물맛을 결합한 용기면 신제품 ‘라뽁구리 큰사발면’을 출시했다. 너구리는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카구리(카레+너구리)’ 등 소비자가 기호에 맞게 다양한 조리법을 창조해 온 대표적인 모디슈머 레시피의 핵심 재료로 자리 잡았다.
라뽁구리 큰사발면의 소스는 고춧가루, 고추장, 간장을 활용한 정통 라볶이 소스 베이스에 너구리 특유의 해물 풍미를 더해 감칠맛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너구리 브랜드를 상징하는 굵은 면발과 캐릭터 어묵에 더해, 다시마 모양 어묵과 미역 토핑을 함께 구성해 식감과 시각적 재미를 강화했다.
농심, 오뚜기
오뚜기의 ‘진짬뽕’을 활용한 이색 레시피 역시 주목받고 있다. 편의점 어묵탕과 진짬뽕을 함께 끓여 먹는 ‘진짬뽕 어묵탕’ 레시피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며, 진짬뽕 특유의 불맛 국물과 어묵의 담백함이 어우러진 조합으로 소비자 호응을 얻었다. 해당 레시피는 가수 규현의 유튜브 콘텐츠에도 등장하며 화제를 모았다. 오뚜기는 지난해 12월 진짬뽕을 전면 리뉴얼해 ‘진한 불맛’을 강조하고, 액체스프의 해물 풍미와 매콤·칼칼한 맛의 밸런스를 개선했다.
SNS 레시피를 실제 메뉴로 구현한 외식업계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는 딸기 시즌을 맞아 ‘지금 가장 사랑받는 딸기 레시피, 러브 베리 머치(LOVE BERRY MUCH)’ 콘셉트로 SNS에서 주목받는 레시피를 활용한 딸기 신메뉴를 선보인다. 화제를 모은 두바이 디저트를 재해석한 ‘두바이 초코 스트로베리 브라우니’를 비롯해 스트로베리 모찌, 말차 스트로베리 초코 케이크, 피스타치오 스트로베리 푸딩 등 딸기와 트렌디한 디저트를 결합한 메뉴로 ‘지금 가장 사랑받는 딸기 레시피’를 제안한다.
CJ푸드빌, 써브웨이
써브웨이의 타코 샐러드 역시 모디슈머 트렌드를 반영한 대표 사례다. 타코 샐러드는 최초 출시 당시 샐러드에 또띠야를 곁들여 즐기는 고객 레시피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며 주목받았고, 이를 정식 메뉴로 구현했다. 지난해 한정 판매 이후 소비자의 재출시 요청이 이어지며 다시 선보이게 됐다. 기존 풀드포크와 스파이시 슈림프에 더해 이번에는 로티세리 치킨을 추가했으며, 고객 의견을 반영해 토마토 살사 소스를 더하고 소스를 별도로 제공해 취향에 따른 선택 폭을 넓혔다. 랜치와 사우스웨스트 치폴레 소스는 파우치 형태로 제공된다.
식품을 ‘완성품’이 아닌 ‘재료’로 인식하고, 소비자가 직접 변주와 창작의 주체로 나서는 모디슈머 트렌드는 식품·외식업계 전반의 제품 기획과 마케팅 방식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SNS에서 시작된 소비자의 실험이 신제품과 정식 메뉴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모디슈머는 하나의 유행을 넘어 새로운 소비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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