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2023년 공개한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EPU 콘셉트’ 픽업 트럭(출처: 토요타)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수년간 검토되어 온 토요타의 소형 픽업트럭 양산 계획이 미국의 무역 정책 변수에 따라 장기 보류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최근 토요타는 소형 픽업의 북미 시장 진출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시장 규모와 가격 여건이 성숙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시 시점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토요타는 2023년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EPU 콘셉트’를 공개하며 소형 픽업 시장 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해당 콘셉트는 북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포드 '매버릭'을 겨냥한 모델로 해석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토요타는 EPU 콘셉트를 공개하기 전 약 3년에 걸쳐 관련 프로젝트를 검토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다만 아직까지도 해당 모델의 실제 양산 전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마크 템플린 토요타 북미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JD파워 오토 서밋에서 “소형 픽업은 토요타에 매력적인 세그먼트지만, 현재 북미 시장 규모는 연간 16만~17만 대 수준”이라며 “시장 여건이 충분히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토요타는 소형 픽업의 핵심 가치로 합리적인 가격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인 USMCA의 향방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출처: 토요타)
이 같은 판단에는 가격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토요타는 소형 픽업의 핵심 가치로 합리적인 가격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최근 북미 자동차 시장은 관세 확대 가능성과 공급망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으며 특히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인 USMCA의 향방이 변수로 떠올랐다.
템플린 COO는 “USMCA가 유지되지 않으면 소비자가 가장 큰 피해를 본다”며 “수년에 걸쳐 구축된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관세 부담은 차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소형 픽업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무역 체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 이후 더욱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USMCA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미국 내 생산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만약 USMCA 체제가 약화되거나 폐기될 경우, 토요타가 구상 중인 소형 픽업은 원가 구조 전반을 다시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기존 북미 공급망을 활용하지 못한 채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높일 경우, 저가 소형 픽업이라는 세그먼트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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