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에서 고물가와 생활비 급등으로 인해 신차 소비 지형이 바뀌고 있다. 화려한 편의 사양을 갖춘 상급 트림 대신, 필수 기능만 남기고 가격을 낮춘 기본 트림(Base Trim)으로 수요가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 1년여간 미국 내 신차 평균 거래 가격은 5만 달러(약 6,700만 원) 안팎을 기록하며 일반 소비자들이 감당하기 힘든 '고령가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소득 격차와 유지비 상승이 불러온 ‘실속 소비’
최근의 트렌드 변화는 소득 격차 심화와 주거, 보험, 의료 등 필수 생활비 상승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오토포캐스트 솔루션즈의 샘 피오라니 부사장은 장기 보유를 목적으로 한다면 불필요한 고출력 엔진이나 과도한 옵션을 걷어내고 실질적인 용도에 맞는 기본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출퇴근용 차량에 과한 사양은 낭비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기본 트림 선호 현상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상급 모델 대비 이익률은 낮을 수 있으나, 생산 공정이 단순해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생산 시간을 단축해 판매량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드의 소형 픽업 '마버릭'의 경우 전체 판매는 고전하는 가운데 기본형인 XL 트림의 인도량은 작년 말 기준 전년 대비 70% 이상 급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주요 브랜드, ‘어포더빌리티(가성비)’ 확보에 총력
혼다와 GM 등 주요 메이커들도 2026년 전략의 핵심으로 가성비를 내걸고 있다. 혼다는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모델의 기본 트림 비중을 높여 고객 접근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며, GM 역시 3만 달러 미만의 보급형 전기차 및 내연기관 라인업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토요타 또한 레크서스 등 고급 브랜드의 수요는 정체된 반면 카롤라, 캠리 등 실속형 모델의 판매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스텔란티스 산하 지프(Jeep)는 최근 수년간의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2026년형 모델의 가격을 대폭 인하하는 ‘지프 띵즈(Jeep Things)’ 캠페인을 시작했다. 특히 아이코닉 모델인 랭글러의 기본 트림 가격을 3만 달러 미만으로 책정하고 기본 편의 사양을 강화하는 등 실질적인 가격 문턱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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