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배터리 에어버스를 꿈꾸며 스텔란티스, 메르세데스 벤츠, 토탈에너지스가 합작한 ACC(오토모티브 셀 컴퍼니)가 독일과 이탈리아에 계획했던 배터리 기가팩토리 건설안을 최종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2월 11일 발표한 공식 성명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예상보다 더딘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와 중국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경영진은 성명을 통해 수년간 신제품으로 가득 차지 않을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이나 이탈리아 테르몰리에 새로운 공장을 짓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며 프로젝트 철회를 공식화했다. 당초 2025~2026년 가동 예정이었던 두 공장은 이미 2024년 5월부터 잠정 중단 상태였다., 이번 발표로 완전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 현재 ACC가 유일하게 가동 중인 프랑스 두브랭 공장 역시 확장 비용 상승과 재무 악화로 난항을 겪고 있다.
ACC는 이번 성명에서 이례적으로 "유럽 자동차용 배터리를 누가 제조할 것인가? 시장의 99%를 장악한 중국 거대 기업들인가?"라고 반문하며, 유럽의 전략적 독립성을 BYD, CATL, LG 등에만 맡길 위험성을 경고했다. 동시에 유럽 연합 정책 입안자들에게 연간 8,000억 유로 규모의 대대적인 투자를 권고한 보고서를 인용하며 즉각적인 금융 지원을 촉구했다.
생산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CC는 중국 배터리 업체로부터 전문가 팀을 초빙해 공정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불량률을 낮추고 생산량을 두 달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끌어올렸으나, 여전히 스텔란티스의 전체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특히 합작 파트너인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품질과 공급 안정성 문제로 인해 아직 자사 차량에 ACC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고 있다.
브리티시 볼트의 파산, 한국 엔지니어의 철수로 결국 파산 신청에 이른 노스볼트에 이어 가장 유력했던 ACC의 이번 결정은 중국 등 해외 기술진의 도움 없이는 공장조차 제대로 돌리지 못하는 유럽 배터리 종속의 현실을 보여 준다. 이렇게 되면 스텔란티스도 생산 지연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CATL이나 BYD의 LFP 배터리로 급격히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