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NCAP은 올해부터 일부 기능에 대해 물리적 조작 장치로 구현하지 않을 경우 안전 등급에서 별 한 개를 감점한다고 밝혔다(출처: 유로 NCAP)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유럽 신차 안전 평가 프로그램 '유로 NCAP(Euro NCAP)'이 차량 실내 조작계까지 평가 범위를 확대하며 기존 터치스크린 중심 자동차 설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유로 NCAP은 핵심 기능을 물리 버튼 없이 화면 메뉴에만 의존할 경우 최고 등급 획득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 NCAP은 올해부터 방향지시등, 와이퍼, 비상등, 경적, 긴급 호출(SOS) 기능을 물리적 조작 장치로 구현하지 않을 경우 안전 등급에서 별 한 개를 감점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방침은 소프트웨어 보완 여부와 무관하게 설계 단계에서 물리 버튼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유로 NCAP은 법적 규제 기관은 아니지만, 평가 결과는 소비자 신뢰와 직결되며 제조사 상품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최고 등급 유지를 중시하는 브랜드라면 이번 결정에 따라 실내 설계 변경이 불가피하다.
일부 안전 전문가들은 실내 물리 버튼 추진이 자율 권고 수준을 넘어 법적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놓고 있으며, 디지털 메뉴 조작이 운전 중 주의 분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유로 NCAP과 함께 중국 역시 실내 물리 버튼 도입과 관련된 새로운기준을 검토 중이다(출처: 유로 NCAP)
글로벌 시장에 최근 출시되는 대다수 신차가 방향지시등, 경적, 비상등 등 기본 기능에 물리 조작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예외도 존재한다. 테슬라의 모델 3와 모델 Y는 와이퍼 세부 조정과 기어 선택 등 일부 기능을 중앙 터치스크린에 통합한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비상 기어 선택 버튼은 별도 위치에 배치돼 있으나, 일반적인 조작 흐름은 화면 기반이다.
유로 NCAP과 함께 중국 역시 유사한 기준을 검토 중이다. 최근 제안된 방안에는 방향지시등, 긴급 통화, 기어 선택 등 핵심 기능에 대해 최소 10mm × 10mm 이상의 물리 버튼 또는 스위치를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면 속 메뉴 접근 방식은 제한 대상이 될 수 있다.
유럽과 중국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는 지역이다. 완성차 입장에선 지역별로 상이한 실내 설계를 병행하는 것은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해당 기준이 정착되면 북미 등 다른 시장에도 동일한 설계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물리 버튼의 재등장은 감성적 회귀라기보다, 안전 평가와 시장 구조 변화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유럽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 볼 때 이번 결정은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출처: 유로 NCAP)
한편 유로 NCAP은 올해부터 평가 체계도 총 네 단계로 구분하고 차량이 사고를 예방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세이프 드라이빙(Safe Driving), 사고를 피하기 위한 자동 개입을 살펴보는 크래시 어보이던스(Crash Avoidance), 실제 충돌 시 보호 성능을 평가하는 크래시 프로텍션(Crash Protection), 그리고 사고 이후 구조 과정을 돕는 포스트 크래시 세이프티(Post-Crash Safety) 등으로 세분화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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