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회사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2025년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 주요 6개국에서 일본차의 연간 판매가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한 약 227만 대였다. 그 빈자리는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와 베트남 빈패스트 등 현지 브랜드들이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남아시아 신차 시장에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일본 자동차의 독점적 지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내 일본차 비중은 2025년 81%로 떨어지며 전년 대비 8%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한때 90%를 상회하던 태국 시장 점유율도 68%까지 하락했다. 반면 인도네시아에서 중국차 비중은 14%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BYD가 2025년 7월 출시한 1,600만 원대 초저가 전기차 아토 1은 가솔린차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토요타, 다이하츠에 이어 판매량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태국과 싱가포르에서도 중국차 점유율은 각각 22%, 13% 포인트씩 상승하며 일본차를 압박하고 있다고 마크라인즈는 밝혔다.
베트남에서는 빈패스트가 2024년 판매량에서 이미 토요타를 제친 데 이어, 2025년에는 자국 시장 점유율 34%를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굳혔다. 소형 전기차 VF 3와 VF 5가 대 흥행을 거두며 현지 제조사들의 합산 점유율 33.5%가 사상 처음으로 일본차 전체 합계 32.9%를 앞질렀다. 이는 1950년대 진출 이후 70년 가까이 이어온 일본차의 아성이 무너졌음을 의미한다.
상황이 급변하자 일본 업체들은 생산 중단과 감산 등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미쓰비시는 태국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고, 스즈키는 태국 내 사륜차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포드에 매각했다. 혼다와 닛산 역시 생산 능력을 대폭 축소하는 한편, 부족한 전기차 라인업을 메우기 위해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역수입하는 고육지책까지 쓰고 있다.
동남아 시장의 가파른 전동화 전환 속도가 일본차의 몰락을 재촉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럽과 미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는 사이, 인도네시아 등은 전기차 비중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시장의 중심축이 이동했다. 토요타가 하이브리드를 앞세운 멀티 패스웨이 전략으로 버티고 있지만, 중국차의 첨단 인테리어와 압도적 가격 격차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동남아 시장에서 일본차는 고장 안 나는 명차라는 공식이 중국차는 싸고 스마트한 전기차라는 트렌드에 완전히 밀려버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일본차가 70년 공들인 탑이 불과 2~3년 만에 현지업체와 중국차 공세에 밀리는 것이 동남아시아 뿐만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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