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가 브랜드의 첫 순수 전기차(BEV)로 기획된 ‘란자도르(Lanzador)’의 양산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최근 스테판 빙켈만(Stephan Winkelmann) 람보르기니 CEO는 영국 선데이 타임스(The Sunday Times)와의 인터뷰를 통해 "고객들의 전기차 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재정적으로 무책임한 일"이라며 프로젝트 중단 사실을 공식화했다.
빙켈만 CEO는 전기차가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람보르기니 특유의 ‘정서적 연결고리’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특히 초고가 럭셔리 카 시장에서 엔진의 소음과 진동이 배제된 전기차는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의 전기차 개발은 자칫 ‘값비싼 취미’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란자도르의 변신, 하이브리드로 이어지는 생명력
당초 2028년 출시를 목표로 했던 란자도르는 1,360마력(1,000kW) 이상의 출력을 내는 2+2인치 크로스오버 형태의 순수 전기차로 예고됐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 따라 란자도르는 순수 전기차가 아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모델로 재설계되어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이는 람보르기니가 추진 중인 전 라인업 하이브리드화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람보르기니는 이미 우루스 SE, 레부엘토, 테메라리오 등 주요 모델에 PHEV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도입하며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하이브리드 방식은 전기 모터의 즉각적인 토크와 내연기관의 감성적인 배기음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환경 규제 대응과 브랜드 정체성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규제 완화와 엇갈린 슈퍼카 브랜드들의 행보
람보르기니의 이번 전략 수정은 유럽연합(EU)이 2035년으로 예고했던 내연기관 판매 금지 조치를 완화한 것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수정된 규정에 따르면 합성 연료(e-퓨얼)를 사용하거나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2035년 이후에도 판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람보르기니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내연기관 엔진을 생산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반면 라이벌인 페라리는 올해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인 ‘루체(Luce)’를 공개할 예정이며, 벤틀리와 포르쉐 역시 전기 SUV 개발을 지속하는 등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이들 브랜드의 전기차 시장 안착 여부를 지켜보며 "적절한 시기가 올 때까지" 순수 전기차 출시를 보류할 계획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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