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테슬라와 샤오미 등 전기차회사들이 주도해온 미니멀리즘 조종석 디자인에 제동을 걸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2월 16일, 방향지시등, 기어 변속, 와이퍼 등 핵심 안전 기능을 반드시 물리적 장치로 조작하도록 하는 국가 표준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규제는 2026년 7월 1일부터 신규 제조되는 차량에 의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운전자가 도로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직관적으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물리적 조작의 복원이다. 그동안 중국 신에너지차들은 테슬라가 주도한 대형 터치스크린에 거의 모든 제어 기능을 통합해왔다. 그러나 이는 운전자의 주의를 분산시키고 시스템 오류 시 대처가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침에 따르면 앞으로 방향지시등, 비상경고등, 기어 변속(P/R/N/D), 와이퍼, 전동 창문 등 주요 기능은 반드시 고정된 위치의 물리적 버튼이나 스위치로 제공되어야 한다. 특히 기어 변속을 화면 터치로만 조작하는 방식은 명시적으로 금지된다.
물리 버튼의 품질과 신뢰성에 대한 세부 기준도 까다롭게 마련됐다. 각 버튼의 유효 작동 면적은 최소 10mm x 10mm 이상이어야 하며, 조작 시 운전자가 즉각 인지할 수 있도록 촉각이나 청각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차량의 메인 시스템이 다운되거나 전원이 상실된 극한 상황에서도 해당 기능들이 독립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신뢰성 요건이 강조됐다. 이번 표준 개정에는 지리, FAW-폭스바겐, BYD 등 주요 업체들이 참여해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이번 행보는 최근 연이어 발생한 자국 내 전기차 사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미 중국은 사고 시 전력이 차단되어 문이 열리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7년부터 매립형 도어 핸들을 금지하고 기계식 해제 장치를 의무화하기로 했으며, 요크 스타일 스티어링 휠에 대해서도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의 자동차 안전 평가 기구인 유로 NCAP 역시 2026년부터 물리 버튼 유무를 평가에 반영하기로 한 상황에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이번 법제화는 글로벌 자동차 디자인의 표준을 안전 중심으로 회귀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버튼의 최소 면적(100㎟)까지 정해준 것은 자동차회사들의 과도한 디자인 편중과 원가 절감 행태를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화면 터치 중심을 주도해 온 테슬라나 그것을 벤치마킹해 물리 버튼을 최소화했던 샤오미 등이 이번 규제로 인해 내수 시장에서 대대적인 설계 변경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매립형 도어 핸들 금지에 이어 버튼 의무화까지 겹치면서 중국형 전기차의 인테리어 문법이 완전히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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