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고수준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 최초의 의무적 기술 표준을 공개했다. 중국 공업정보기술부(MIIT)가 발표한 지능형 연결 차량 – 자율주행 시스템 안전 요구사항 초안에 따르면, 오는 2027년 7월 1일부터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자율주행 차량은 강화된 안전 기준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이번 기준의 핵심은 레벨 3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요구사항 상향이다. 기존 L3 시스템은 특정 조건에서 자율주행을 수행하다 시스템이 한계에 도달하면 운전자에게 제어권 인수를 요청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기준은 운전자가 인수 요청에 응답하지 못할 경우, 시스템이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고 교통에 방해되지 않는 안전한 장소에 차량을 세우는 최소 위험 조작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것을 의무화했다.
이런 변화는 사실상 레벨3 시스템의 기술적 수준을 레벨 4단계에 근접하게 끌어올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운전자가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이나 부주의로 제어권을 넘겨받지 못할 때 발생하는 치명적인 사고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또한, 자율주행차의 블랙박스 역할을 하는 자율주행 데이터 기록 시스템(DSSAD) 장착도 의무화된다. 이 시스템은 사고 전후의 운영 데이터를 정밀하게 기록하여 사고 원인을 재구성하는 데 활용된다. 해당 장치는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중국의 국가 데이터 기록 표준을 준수해야 한다.
이번 표준은 강제성을 띤 의무 기준으로,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제품은 중국 내 생산과 판매, 수입이 전면 금지된다. 이미 승인된 모델에 대해서는 시행일로부터 13개월의 유예 기간이 주어지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서는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중국 정부는 이번 규제 도입 배경으로 웨이모, 크루즈, 토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의 자율주행 사고 사례와 최근 중국 내에서 발생한 로보택시 사고를 언급하며, 기술의 진보보다 안전의 제도화가 우선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자율주행 기술력뿐만 아니라 규제 표준에서도 글로벌 스탠다드를 선점하겠다는 계산이 읽힌다. 특히 운전자가 응답하지 않을 때 시스템이 모든 책임을 지고 안전하게 갓길에 세워야 한다는 조건은 제조사들에게 상당한 기술적·법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크게는 중국이 자율주행 기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표준의 제도화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번에 발표된 의무 안전 기준 초안은 단순히 기술적 가이드라인을 넘어, 사고 시 책임 소재와 시스템의 한계를 명확히 규정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자율주행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가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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