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6천을 넘었다. 우리 나라 자본 시장의 규모가 일취월장하고 있다. 우리 나라 주식시장의 규모가 독일을 추월했다고 하니 얼떨떨할 정도다. 하지만 아직 우리 경제의 견고함은 아직 부족한 모양이다. 지난 주말 벌어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에 오전에는 잘 버틴다 싶었지만 오후들어 외인에 더해 기관 매도까지 겹치면서 낙폭이 커졌다.
우리나라 원유 도입량의 거의 7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었다. 비록 원유 비축 물량이 7개월치 이상 있어서 이전보다 안정감은 높아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에너지의 외부 의존도가 거의 절대적이라는 한계는 그대로다. 미국의 군사 행동은 공식적으로는 휴전 상태인 우리나라의 불안감으로 작용한다. 비록 미국이 2026 국가방위전략에서 대북 억제 주도권을 우리 나라에 있다고 인정했을 정도로 우리 나라의 자체적 역량이 커졌기는 했지만 여전히 휴전 상태다.
게다가 이번 이란 침공에서 이란이 주변 국가들에 반격을 가한 대상이 미군 기지라는 점도 주한 미군 기지가 대북용이라기보다 지역 전략을 위한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최근 언급에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 또한 우리 나라는 수출 주도형 경제를 가진 나라가 아닌가. 즉, 에너지, 안보, 무역 등 핵심 분야에서 외부 요인에 노출된 취약점은 기본적으로 변함이 없다는 뜻이다.
물론 우리 나라의 절대적 강점인 탄탄한 제조업 기반은 갈 수록 부각되고 있다. 서방 진영에서 우리 나라와 독일만이 제조업 기반을 잘 유지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우리 나라가 앞서 있다. 그래서 미국도, NATO도, 동남아 국가들도 우리 나라와의 제조업과 방위산업 등과의 연계를 통하여 안정적인 국가의 생존과 경쟁력 제고를 꾀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락장인 오늘 주식 시장에서도 K-방산주는 큰 폭으로 올랐다.
하지만 우리 나라 대장주인 반도체, 자동차 관련 주가는 오늘 하락폭이 컸다. 비록 HBM등 메모리 반도체에는 대체재가 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의 경쟁력을 가진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도 7% 이상 떨어졌다. 자동차 대표주인 현대-기아차는 10% 수준의 낙폭이다. 즉, 경쟁력은 절대적이지만 해외 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안정성의 한계로 반영되는 모습을 우리는 직관한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이라는 상품을 경쟁력과 신뢰성을 동시에 갖춘 제품으로 완성하는 것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이전보다는 안정되었지만 에너지 공급을 안정시키는 것은 제조업 기반의 유지를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내수 기반을 확장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물론 이전보다는 우리 나라의 발언권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국제 정세와 무역 시장의 영향으로부터 안정감을 확보하는 것이 나라의 규모를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과자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수 기반 이야기를 하면 두 가지 걸림돌이 있다. 첫번째는 인구 감소, 두번째는 지방 소멸이다. 두 가지 문제 모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지금 현재의 경제 및 사회 개념으로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즉, 발상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인구 감소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결국 생산력과 시장 소비력의 위축이다. 그런데 이젠 인구가 생산력과 소비력을 결정하던 시대는 지났다. 생산력은 급격하게 AI와 로봇, 즉 피지컬 AI 시대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소비력은 사람 숫자를 늘려서 소비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더 많이 소비하는 방향, 즉 인간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것을 개인의 인식 전환으로만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회의 시스템이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을 인위적으로 저지하기 위하여 기방 소멸 대응 기금 1조원과 지방 시대 정책 예산 29조원 등 금년 국세로만 30조 가량의 거액을 책정하고 있다. 즉, 저물어가는 사회 및 경제 시스템의 유지에 1년 정부 예산의 거의 5%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이번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혁신성장거점’ 사업계획은 새로운 시스템을 제시하는 한 가지 모델이 될 수 있다. 새만금 112만 4,000㎡(약 34만 평) 부지에 2030년까지 총 9조 원을 투자하여 '피지컬 AI(Physical AI)'와 '수소 생태계'의 중심지를 건설하는 계획이다.
에너지 자립은 1.3조가 투자되는 새만금 간척지 일대의 기가와트급 태양광 발전 시설이 담당한다. 그리고 유휴 전력을 수소로 변환하는 일종의 화학적 에너지 저장 장치인 220MW 규모의 수전해 플랜트를 1조원의 투자로 건설, 에너지 저장 및 외부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 모델도 가능하다.
태양광으로부터 얻은 전력은 AI 데이터센터이 주로 사용한다. 5.8조원이 투입되는 이 곳은 GPU 5만 장으로 초대형 연산 인프라를 구축하여 SDV와 자율주행 데이터를 처리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개발의 핵심' 역할을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산업 및 수익 창출 모델은 4천억 원이 투입되는 로봇 클러스터다. ): 연간 3만 대 규모의 물류•배송 로봇 생산 공장을 설립하여 중소기업과의 협업 생산도 추진한다.
‘중소기업과의 협업’ 부분부터 현대차의 새만금 프로젝트는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시작한다. 즉, 새만금 산업단지의 활성화를 통하여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 그리고 또 하나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AI 수소 시티’다. 새만금 수변도시에 로봇, AI, 수소가 실제 시민의 삶과 결합되어 만들어지는 새로운 도시의 형태를 제시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하여 현대차그룹은 군산 새만금 지역에 약 16조 원의 경제 유발 효과와 7만 1,000명의 고용 창출을 예측하고 있다.
이렇듯,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프로젝트는 효과적인 활용 방법을 찾지 못하던 새만금 간척지의 활용법과 군산 지역의 소멸 위기를 타개할 새로운 경제 및 사회 시스템의 제시 사례가 될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기업의 선투자를 통하여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기업 주도형 모델이다. 따라서, 수익성이 우선이겠지만 지역 사회와의 더욱 견고한 화학적 결합을 통하여 안정성을 높이는 것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경제 및 지역 사회 시스템의 리뉴얼을 기업에게만 맡길 수는 없다. 근본적으로는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국가가 근본적인 시스템과 인프라의 개편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정부가 특별법으로 지정하여 관리하는 인구 감소 지역으로 지정된 89개 시•군•구가 있으며 여기에 인구 감소세가 뚜렷해 관리가 필요한 '관심지역' 18곳이 추가로 지정되어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지역들의 소멸을 늦추는 데에만 연간 30조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의 새만금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의 리뉴얼에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탄탄한 안정성을 가진 대한민국은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최우량 제품으로 거듭날 것이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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