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에너지 안보와 경제적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 화석연료 기업의 이익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이를 에너지 전환 자금으로 재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럽 환경연합체 T&E와 CAN 유럽은 최근 발표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화석연료 기업들의 막대한 이익을 환수하는 것이 소비자를 보호하고 녹색 투자를 유도하는 가장 공정하고 효과적인 도구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EU는 2024년 한 해에만 화석연료 수입에 3,750억 유로(약 544조 원) 이상을 지출했다. 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화석연료 기업들이 벌어들인 과세 전 이익은 1,800억 유로에 달한다. 2022년 이들의 이익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1,040억 유로를 기록했으며, 2023년에도 820억 유로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횡재를 누리는 동안 가계와 기업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라는 고통을 떠안은 셈이다.
T&E는 현재의 법인세 체계가 화석연료 산업에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수십 년간 각종 면제와 인센티브 덕분에 이들 기업의 실질 세율은 크게 낮아졌고, 탄소 가격제(ETS)와 같은 기후 정책도 기업의 순이익까지는 효과적으로 규제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이익 기반 세금이 소비자에게 가격 부담을 전가할 위험이 낮다는 점을 입증했다. 법인세 인상은 에너지나 전기 가격을 결정하는 직접적인 요인이 아니며, 일부 국가에서 시행 중인 가격 전가 금지법과 EU 차원의 모니터링 시스템이 결합된다면 소비자 보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T&E는 화석연료 이익세 도입을 위해 다음과 같은 8대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2022년 시행된 연대 기여금 경험을 바탕으로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차별화된 법인세 체계를 제도화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발생한 세수입은 취약 계층의 에너지 권리 보장,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난방 및 운송 분야의 탈화석연료화에 재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투자 신호의 변화도 강조됐다. 석유 및 가스 기업들이 저탄소 투자 목표를 축소하고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세금 설계를 통해 화석연료 확장을 억제하고 자본을 청정 에너지와 저장 장치 분야로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노동 시장의 변화에 대응해 양질의 녹색 일자리 창출과 교육 지원 등 '공정한 전환'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도 필수 과제로 꼽혔다.
T&E 관계자는 "화석연료 이익에 대한 과세는 단순히 세수를 늘리는 수단이 아니라, 유럽의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조적인 신호"라며, "EU 차원의 통합된 규정을 통해 기업들의 조세 회피를 막고 투명한 세금 신고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횡재세의 개념을 넘어 이를 구조적인 에너지 전환세로 정착시키려는 유럽 시민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 입장에서는 내연기관 퇴출 속도와 맞물려 유류세 및 에너지 관련 세제 개편이 실질적인 차량 소유 비용(TCO)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자료출처 :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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