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가 중동 지역 분쟁으로 촉발된 원유 공급 충격에 대응해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다.(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중동 지역 분쟁으로 촉발된 원유 공급 충격에 대응해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다. 글로벌 원유 공급망이 크게 흔들리자 회원국 공동 대응을 통해 시장 안정화에 나선 것이다.
IEA는 32개 회원국이 각국의 비상 전략 비축유 가운데 약 4억 배럴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IEA 설립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공동 방출 조치다.
이번 조치는 최근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군사 충돌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결정됐다. 분쟁 이후 원유 운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흐름이 크게 줄어들면서 공급 차질이 발생했다.
IEA에 따르면 현재 이 해협을 통한 원유와 석유제품 수출량은 분쟁 이전의 10% 미만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무즈 해협은 평소 하루 약 2000만 배럴 규모의 원유가 이동하는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 중 하나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번 공급 차질은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브렌트유 가격은 2월 말 배럴당 약 72달러(약 10만 6000원) 수준에서 3월 초 98달러(14만 5000원) 수준까지 상승하며 시장 불안을 키웠다.
IEA는 이번 비축유 방출이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기 위한 긴급 대응 조치라고 설명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현재 석유 시장이 직면한 도전은 전례 없는 규모이며 회원국들이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은 에너지 안보 협력의 핵심 원칙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IEA 회원국들은 약 12억 배럴 규모의 정부 비축유와 6억 배럴의 산업 의무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방출 물량은 이 가운데 상당한 규모로, 세계 원유 수요 기준으로 약 나흘 분에 해당한다.
IEA는 이번 비축유 방출이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기 위한 긴급 대응 조치라고 설명했다.(오토헤럴드 DB)
다만 비축유 방출이 곧바로 유가 안정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각 회원국이 실제 물량을 시장에 공급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며 공급 충격 자체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인 시장 심리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구조적인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IEA는 과거에도 글로벌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전략 비축유를 공동 방출한 바 있다. 걸프전(1991년), 허리케인 카트리나(2005년), 리비아 사태(2011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2022년) 등 주요 공급 충격 상황에서 시장 안정을 위해 비상 조치가 시행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동시에 고유가 환경이 장기화될 경우 전기차와 대체 에너지 수요 확대 등 자동차 산업의 에너지 전환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한국 정부는 IEA의 이번 국제공조에 동참해 비축유 2246만 배럴 방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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