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마이크로닉스가 AI 시대 GPU 중심 PC 환경을 겨냥한 차세대 전원 기술과 고출력 파워서플라이, 공기 흐름 중심의 케이스 및 쿨링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소비자용 PC 하드웨어 기업의 신제품 발표회 형식을 취했지만, 발표의 핵심은 분명했다. 전원공급장치(PSU)를 단순 부품이 아닌 AI·고성능 컴퓨팅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재정의하겠다는 메시지다.

한미마이크로닉스는 20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2026 마이크로닉스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차세대 PC 환경을 위한 신제품과 핵심 기술을 소개했다. 마이크로닉스는 그간 자체 설계 기술과 디자인 경쟁력을 앞세워 파워서플라이, PC 케이스, 주변기기 분야에서 입지를 넓혀왔고, 국내 최초 2500W ATX 3.1 파워서플라이를 선보이며 고출력 전원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AI 연산 확대와 고성능 GPU 보편화에 따라 급변하는 전력 환경에 대응하는 신기술, 고출력 PSU 라인업, 신규 케이스, 수랭 쿨러, 그리고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 전략까지 한 자리에서 제시했다.

박정수 마이크로닉스 사장은 행사에서 최근 AI 연산과 고성능 GPU 사용 증가로 PC 시스템이 요구하는 전력 환경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며, 회사가 전력 안정성과 시스템 보호 기술을 강화한 신제품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발표 전반은 ‘AI 시대의 전력 안정성’과 ‘GPU 중심 시스템에 최적화된 구조 설계’라는 두 개의 축으로 관통됐다.
공기 흐름 설계 전면에…메쉬 케이스와 하단 흡기 전략 강조
케이스 부문에서 가장 먼저 전면에 선 제품은 신규 메쉬 케이스 라인업 ‘릿지(RIDGE)’ 시리즈다. 최근 고성능 그래픽카드와 수랭 시스템 사용이 늘어나면서 케이스 설계에서 흡기·배기 효율이 핵심 요소로 떠오른 가운데, 마이크로닉스는 하단 구조를 포함한 공기 흐름 설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디자인 세션에서는 이 제품이 이른바 ‘어항형 케이스’ 일변도에 대한 피로감을 의식한 결과물이기도 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대면적 허니콤 메쉬 전면 패널과 약 11mm 수준의 슬림 베젤을 적용해 공기 흐름과 절제된 외형을 동시에 잡겠다는 접근이다.
릿지 프로(RIDGE PRO)는 ATX, M-ATX, ITX 폼팩터를 지원하며 120mm HDB 쿨링팬 3개를 기본 제공한다. 최대 380mm 그래픽카드, 155mm 공랭 CPU 쿨러, 360mm 수랭쿨러를 지원하고, 최대 12개의 팬 장착이 가능하다. 솔리드 프레임 구조로 내부 타공을 최소화해 진동과 뒤틀림을 줄였고, 듀얼 챔버 설계와 전·후·상·하·측면의 5방향 에어플로우를 통해 효율적인 흡배기를 구현했다. 현장에서는 이 제품의 출시 시점이 4월 초로 제시됐다.
릿지 맥스,릿지 프로
상위 모델인 릿지 맥스(RIDGE MAX)는 전면 160mm ARGB 듀얼 팬과 후면 듀얼 팬을 적용해 기본 팬 4개 구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최대 13개 팬 장착을 지원하며, 시리즈 특유의 사선 베젤 라인을 따라 라이팅을 배치해 강한 냉각 성능과 데스크테리어 요소를 함께 노렸다. 출시 시점은 2분기로 제시됐다.
마이크로닉스가 케이스 설계에서 강조한 또 다른 키워드는 ‘하단 구조’다. 회사는 이미 WIZMAX 스텔라의 선큰(Sunken) 구조, WIZMAX 슬로프 C30의 경사형 구조 등을 통해 하단 설계를 바탕으로 한 공기 흐름 제어를 시도해 왔는데, 이번 행사에서는 그 연장선상에 있는 신제품이 더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대표적인 모델이 ‘위즈맥스 ML-420 VIEW AERO’다. 이 제품은 대형 수랭 시스템을 고려한 빅타워 케이스로, 하단에서 그래픽카드 방향으로 공기를 직접 전달하는 VGA 에어 덕트 팬 구조를 적용해 GPU 중심 시스템에서 쿨링 효율을 높인 것이 핵심이다. 최대 420mm 라디에이터를 지원하며, 현장 디자인 세션에서는 풀 파노라마 글라스와 스윙 도어형 구조, 블랙·화이트 이중 색상 전개, 2분기 출시 계획도 함께 언급됐다.
위즈맥스 ML-420 VIEW AERO
같은 맥락에서 공개된 ‘위즈맥스 SHINE’은 보다 노골적으로 데스크테리어 수요를 겨냥한 제품이다. 전면과 측면을 잇는 일체형 파노라믹 강화유리, 내부 피규어 전시 공간, 포인트 조명을 적용해 시스템을 전시형 오브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포고핀(Pogo pin) 방식의 aRGB 탑커버를 적용해 조명 구성 편의성도 끌어올렸다. 공기 흐름 중심의 구조 설계와 사용자 공간 경험을 결합하려는 마이크로닉스의 최근 방향성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제품군으로 읽힌다.
위즈맥스 SHINE
수랭 쿨러도 강화…튜닝과 정보 표시 기능까지 결합
쿨링 제품군에서는 새로운 일체형 수랭 쿨러 라인업인 ‘ICEROCK CL-360’과 ‘ICEROCK EL-360 DIGITAL’이 공개됐다. 두 제품 모두 360mm 라디에이터와 120mm PWM 팬 3개를 기반으로 하며, 최대 약 2200RPM의 팬 속도와 81.81CFM 풍량을 통해 고성능 시스템에서도 안정적인 열 관리를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디자인 세션에서는 로테이션 워터블록과 ARGB 튜닝 요소도 강조됐다.

ICEROCK CL-360은 ARGB 조명이 적용된 워터블록과 메인보드 제조사의 RGB 싱크(AURA Sync, Mystic Light, Polychrome Sync 등)를 지원해 튜닝 효과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팬과 펌프는 PWM 제어를 지원하고, 히든 케이블 패스 설계를 통해 선정리 편의성도 높였다. 상위 모델인 ICEROCK EL-360 DIGITAL은 워터블록에 듀얼 인피니티 미러 기반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시스템 정보를 실시간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냉각 성능뿐 아니라 시각적 완성도와 정보 표시 기능을 함께 강화한 모델이다. 두 제품 모두 4월 출시가 예고됐다.
ICEROCK EL-360 DIGITAL
핵심 기술은 GPU-AI…고성능 GPU 전력 변동에 직접 대응
이번 발표의 기술적 하이라이트는 단연 ‘GPU-AI(Active Integrity)’였다. 파워 부문 발표를 맡은 임동현 마이크로닉스 기업부설연구소 연구원은 AI 추론·학습과 고성능 그래픽 작업이 늘어나면서 GPU가 시스템 전력 구조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성능 GPU는 순간적으로 큰 전력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트랜지언트 스파이크와 전압 변동을 발생시키는데, 이는 성능 저하, 시스템 크래시, 부품 수명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동현 마이크로닉스 기업부설연구소 연구원은기존 GPU-VR 전압 안정화 기술에 GPU-AI를 더한 듀얼 피드백 전압 제어 구조를 소개했다.
마이크로닉스가 제시한 해법은 기존 GPU-VR 전압 안정화 기술에 GPU-AI를 더한 듀얼 피드백 전압 제어 구조다. 기존 GPU-VR이 메인보드 24핀을 통해 전압 변화를 간접 감지했다면, GPU-AI는 파워서플라이 내부에서 GPU로 흐르는 전류를 직접 실시간 모니터링해 더 빠르게 전압 보상에 나서는 방식이다. 전류가 부하 발생 즉시 반응한다는 점에서, 전압 강하가 발생한 뒤 이를 보정하는 방식보다 고성능 GPU 환경에 더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ASTRO P2 GPU-AI
회사에 따르면 GPU-AI를 적용할 경우 실제 시스템 환경에서도 전압 레귤레이션을 ±0.5% 수준으로 유지하고, 전압 리플은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 해당 기술은 현재 특허 출원 중이며, 차세대 GPU 환경을 위한 핵심 전력 안정 기술로 제시됐다. 이 기술이 처음 적용된 제품은 ‘ASTRO P2 GPU-AI’다. 마이크로닉스는 이를 프리미엄급 파워서플라이로 내세우며, GPU 중심 전력 환경에서의 새로운 기준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3000W까지 넓힌 PSU 라인업…ASRock 유통 제품도 공개
고출력 PSU 라인업도 대폭 강화됐다. 하이엔드 제품군인 ‘WIZMAX P’ 시리즈는 최대 3000W 출력 모델까지 확장되며, AI 연산 시스템과 멀티 GPU 워크스테이션 등 높은 전력 수요를 겨냥했다.
WIZMAX P 3000
메인스트림 영역에서는 ‘WIZMAX G-EVO’와 ‘WIZMAX S-EVO’가 공개됐고, 대표 PSU 브랜드인 CLASSIC II에는 ‘CLASSIC II EV GOLD’ 풀모듈러 모델과 네이티브 케이블 모델이 추가됐다. 최신 그래픽카드 환경에서 중요도가 높아진 12V-2x6 케이블 체결 안정성과 사용자 선택 폭 확대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CLASSIC II EV GOLD
현장에서는 마이크로닉스가 국내 유통과 지원을 맡는 ASRock 파워서플라이도 함께 소개됐다. 최상위 ‘Taichi’ 시리즈는 1300W와 1650W 구성에 80 PLUS Titanium, ATX 3.1 기반 설계, 12V-2x6 체결 상태를 확인하는 컬러 인디케이터, 케이블 온도 센서 기반 보호 설계를 내세웠다. ‘Steel Legend Gold’ 시리즈는 850W부터 1200W까지의 용량으로 80 PLUS Gold, Cybenetics 인증, iCool 제어, 5V Boost Mode 등을 통해 메인스트림 고성능 시스템을 겨냥했다. 마이크로닉스가 소비자용 PSU 사업에서도 포트폴리오를 보다 입체적으로 넓히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레이트월과 손잡고 서버·AI 전원 시장 확장
이번 행사에서 눈길을 끈 또 다른 축은 글로벌 전원 솔루션 기업 그레이트월(Great Wall)과의 협력 강화다. 양사는 지난 2월 AI·서버 및 엔터프라이즈 전원 솔루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 발표는 그 연장선에서 국내 시장 공략 방향을 구체화한 자리였다. 그레이트월은 한국 시장 전략의 키워드로 데이터센터, AI, 현지화를 제시하며, 소비자용 ATX 전원과 서버용 전원을 함께 가져가는 ‘듀얼 라인’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B2B 생태계에 깊이 참여해 현지 선도 기업과 맞춤형 협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달트리 린 그레이트월 국제사업부 총괄
그레이트월이 전면에 내세운 제품군은 서버용 CRPS(Common Redundant Power Supply) 시리즈다. 동일한 폼팩터에서 550W부터 3600W까지 폭넓은 출력을 지원하며,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HPC) 환경을 겨냥한다. 현장에서는 최대 96% 이상의 효율도 강조됐다. 두 번째 핵심 제품은 엔비디아 블랙웰(GB300) 기반 AI 시스템을 겨냥한 3만3000W급 ‘GB300 1RU 19인치 파워 셸프’다. 마이크로닉스를 통해 국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소개될 예정인 이 제품은 고전력 AI 인프라용 초고출력 전원 솔루션으로 제시됐다. 그레이트월은 선전·구이린·타이위안·베트남의 4개 생산 거점과 7개 R&D 센터를 바탕으로 한국 시장 맞춤형 공동 개발, 안정적인 공급, 기술 지원 체계 구축에 나서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마이크로닉스의 사업 무게중심을 소비자용 PSU에서 AI 서버·데이터센터 전원 인프라로 확장하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GB300 1RU 19인치 파워 셸프

전시존에 모인 글로벌 파트너 제품들
전시존에서는 파트너사 제품도 대거 공개됐다. 실버스톤은 ATX 3.1 규격과 PCIe 5.1 12V-2x6 커넥터를 지원하는 풀모듈러 PSU ‘Triton 1000Rz’, AMD sTR5/SP6 플랫폼용 2U 서버·워크스테이션 CPU 쿨러 ‘XE02-TR5B’, AM5/AM4 플랫폼용 ‘XE02-AM5B’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확장형 워터블록과 ARGB 조명을 갖춘 일체형 수랭 쿨러 ‘IceMyst 360 PRO’, 산업용 팬을 적용한 고성능 수랭 쿨러 ‘Hailstone 360’도 전시했다. 글로벌 게이밍 주변기기 브랜드 겜디아스(GAMDIAS)를 비롯해 APNX, HAVN, EZDIY-FAB 등의 케이스와 주변기기 제품도 함께 소개되며 행사장의 볼륨을 키웠다.

32형 게이밍 일체형 PC도 예고…전원 솔루션 기업으로 보폭 확대
행사 말미에는 파워 액세서리와 함께 8년 만의 신규 32형 게이밍 일체형 PC 콘셉트도 예고됐다. 현장 발표에 따르면 이 제품은 데스크톱 규격 부품과 고성능 그래픽카드 확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며, 32형 2K QHD·180Hz·HDR 디스플레이, AI 카메라, 듀얼 스피커 탑재가 언급됐다. 다만 세부 제품명과 최종 사양, 출시 일정, 가격은 아직 개발 단계여서 확정되지 않았다.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들어가는 만큼 300만원이 넘는 고가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8년 만에 출시 예정인32형 게이밍 일체형 PC
기존 파워서플라이의 ‘보이지 않는 부품’이라는 한계를 넘어, 디자인 요소로서의 존재감을 강화한 신개념 액세서리도 공개했다. 마이크로닉스는 파워서플라이 후면에 적용되는 ‘POWER INLET COVER’가 그 주인공. 일반적으로 파워서플라이는 케이스 내부에 장착된 이후 외부에서 거의 드러나지 않는 구조로, 디자인적 요소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 부품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이 액세서리는 이러한 한계를 개선하고, 시스템 외관에서도 차별화된 포인트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POWER INLET COVER
POWER INLET COVER는 무채색 위주의 PC 시스템 후면에 강렬한 컬러 포인트와 입체감을 더해, 파워서플라이를 케이스 디자인의 일부로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특히 마이크로닉스 고유의 그린 컬러를 적용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전원 소켓 위치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했으며,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커버에는 제품 용량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인쇄가 적용돼, 케이스를 열지 않고도 후면만으로 파워서플라이의 출력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시스템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 과정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한편 POWER INLET COVER는 마이크로닉스의 차세대 파워서플라이 ‘ASTRO P2 GPU-A’ 모델과 함께 출시될 예정이다.
(완쪽부터) 한미마이크로닉스 주우철 부장,한미마이크로닉스 디자인연구소 김귀환 디자이너, 한미마이크로닉스 기업부설연구소 임동현 연구원
이번 발표회를 통해 마이크로닉스가 던진 메시지는 비교적 선명하다. 하나는 GPU 중심 시대에 맞춘 전력 안정성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케이스와 쿨링 제품군에서도 단순한 외형 경쟁이 아니라 공기 흐름과 사용 경험 중심으로 설계를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레이트월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AI 서버·엔터프라이즈 전원 시장까지 시야를 넓히면서, 마이크로닉스는 2026년을 소비자용 PC 하드웨어 브랜드를 넘어 전원 솔루션 기업으로 포지셔닝을 재정의하는 원년으로 삼으려는 모습이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 뉴스탭(https://www.newstap.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뉴스탭 인기 기사]
· 인텔, ‘코어 Ultra 200HX 플러스’ 공개…게이밍·크리에이터 성능 정조준
· 조텍, RTX 5070 Ti 화이트 그래픽카드 특가…12만원 할인 한정 판매
· 씰리침대, 76년 기술 담은 ‘멀버리 플렉스’ 공개…모션베드 시장 정조준
· “수영복에 사탕이 들어왔다”…배럴 X 츄파춥스, 팝아트 스윔 컬렉션 공개
· KBO 10개 구단 담았다…삼천리자전거, 팬심 저격 어린이 자전거 20종 출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