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분쟁이 한국의 핵심 수출 품목 중 하나인 중고차 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전쟁 시작 이후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되면서 중동행 물류망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전국 중고차 수출 물동량의 80% 이상을 처리하는 인천항은 현재 선적되지 못한 차량들이 끝없이 쌓이며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한국 중고차 수출은 지난해 약 88만 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약 35%가 중동 국가로 향할 만큼 의존도가 높다. 특히 리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등은 한국 중고차의 주력 시장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인천항에만 약 2만 대 이상의 차량이 발이 묶인 것으로 추정되며 수출업자들은 기약 없는 기다림에 내몰리고 있다.
4배 폭등한 운임과 자금난에 숨막히는 업체들
물류 대란은 해상 운임의 기록적인 폭등으로 이어졌다. 중동 정세 악화 전 컨테이너당 1,500달러 수준이던 인천~UAE 노선 운임은 최근 6,000달러 이상으로 4배가량 치솟았다. 여기에 전쟁위험할증료까지 더해지면서 중소 수출 업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수익성은커녕 보낼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현금 흐름 경색은 더 큰 문제다. 중고차 수출은 차량이 항만에 도착해야 대금을 회수하는 구조인데 선박 운항이 취소되거나 우회하면서 자금 회수가 무기한 지연되고 있다. 이미 컨테이너 적입 작업을 마친 차량을 다시 꺼내 반출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도 빈번하다. 현장에서는 물류비와 보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해 폐업을 고민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성수기 실종과 장기화 우려에 깊어지는 시름
보통 3월부터는 중동 지역의 건설 및 여행 수요가 늘어나며 중고차 수출이 정점을 찍는 성수기다. 하지만 올해는 대목 대신 전쟁의 공포가 시장을 덮쳤다. 일부 업체는 중동 대신 아프리카나 중남미로 눈을 돌리려 하지만 해당 지역 역시 해상 운임이 동반 상승하며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차량 등록 말소 후 1년 이내에 수출해야 하는 법적 규제도 업체들의 목을 죄고 있다. 기간 내 수출하지 못하면 폐차하거나 다시 등록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은 고스란히 업체의 몫이다. 중동 전쟁의 장기화 조짐 속에 한국 중고차 수출 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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