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토요타가 부품 공급업체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사토 코지 토요타 CEO는 최근 484개 협력사가 모인 서밋 현장에서 현재의 제조 방식을 고수할 경우 토요타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철저한 낭비 제거를 뜻하는 카이젠 정신을 바탕으로 성장한 토요타가 스스로를 위기 상황으로 규정한 점은 현재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격변의 깊이를 가늠케 한다.
토요타가 느끼는 위협은 다각적이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압도적인 비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있으며, 차량의 핵심 가치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여기에 국가 간 관세 장벽과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까지 겹치면서 과거 수십 년 동안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혼란이 지속되는 중이다. 사토 CEO는 생산성을 전방위적으로 향상하고 싸우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만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품질 지상주의에서 실용적 표준으로의 전환
토요타는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스마트 표준 활동(Smart Standard Activity)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도입한다. 그동안 토요타는 고객이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미세한 외관상의 결함조차 용납하지 않는 엄격한 품질 기준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는 과도한 엔지니어링 비용과 부품 폐기를 야기하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새로운 전략은 기능상 문제가 없는 수준에서 부품 표준을 현실화하여 생산 단가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실제로 과거에는 헤드라이너 보드의 미세한 검은 점이나 스티어링 휠의 보이지 않는 주름만으로도 부품을 전량 폐기했다. 와이어 하네스의 경우 플라스틱 변색만으로 매달 1만 개가 넘는 물량이 버려지기도 했다. 토요타 구매 담당 부서는 소비자가 직접 보지 않는 부분에 대한 사양을 완화해 자원 낭비를 줄이고 부품 단가를 대폭 낮출 계획이다. 공급업체들이 보관해야 하는 서비스 부품용 금형 규제도 완화해 협력사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조치도 병행한다.
수익성 개선과 경쟁력 근본 재구축의 과제
오는 4월 1일 취임 예정인 켄타 콘 신임 CEO는 현재 토요타가 연간 1,100만 대의 판매량과 높은 수익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결코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는 재무 전문가 출신답게 회사의 손익분기점을 낮추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현재의 실적에 안주하기보다 약해진 경쟁력의 근간을 다시 세워 토요타의 힘을 복구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이다.
토요타의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제조 철학의 근본적인 수정을 의미한다. 완벽주의를 지향하던 제조 공정을 효율성 중심으로 재편하여 중국발 저가 공세와 기술 전환기에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패권 다툼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토요타가 선언한 체질 개선이 실제 시장 점유율 수성과 수익성 강화로 이어질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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