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중동 전쟁이 전 세계 럭셔리 자동차 제조사들의 핵심 수익원인 걸프 지역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걸프 지역은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임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맞춤형 사양을 선호하는 고객 특성상 브랜드 수익성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최근 발생한 무력 충돌로 인해 물류망이 차단되고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럭셔리 카 업계는 유례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멈춰선 전시장과 마비된 물류 네트워크
지난 2월 28일 교전이 시작된 이후 걸프 지역의 여러 럭셔리 자동차 전시장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 페라리와 마세라티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항로가 봉쇄됨에 따라 차량 인도를 전면 중단했다. 일부 제조사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슈퍼카를 항공기로 직접 운송하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프랭크 스테판 발리저 벤틀리 최고경영자는 현지 고객들이 현재 새로운 벤틀리를 찾기보다 다른 문제에 몰두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수익성 높은 '왕관의 보석' 흔들려
중동 시장은 럭셔리 브랜드들에게 가장 수익성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그룹 CEO는 중동 지역이 매우 높은 마진을 제공하는 곳이며 이번 갈등이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인정했다. 번스타인 리서치는 단기적으로 중동 지역의 럭셔리 카 판매가 최대 5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고급차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제조사들에게 뼈아픈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 침체 속 최악의 타이밍
이번 중동 위기는 럭셔리 카 업계에 최악의 시점에 닥쳤다. 이미 중국의 럭셔리 카 시장은 붕괴 수준에 이르렀고 미국 시장은 관세 관련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있다. 러시아 시장 역시 2022년 이후 폐쇄된 상태다. 스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CEO는 현재 중동 시장의 공백을 메워줄 새로운 대형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다른 지역의 부진을 상쇄해 주던 중동이라는 완충 지대가 사라지면서 럭셔리 카 산업은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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