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뉴욕 국제 오토쇼가 1일 막을 올린 가운데, 중동 분쟁 발 휘발유 가격 폭등이 미국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다시 뒤흔들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가솔린 차량 회항을 검토하던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불과 한 달 만에 치솟은 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배터리 전기차 등 전동화차에 비중을 두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3월 31일 기준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2022년 이후 처음으로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로 인한 에너지 쇼크는 대형 가솔린 SUV 중심의 미국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겸 CEO는 “연료비 상승과 함께 전기차 및 고효율 차량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명확히 증가하고 있다”며 달라진 기류를 전했다.
이번 오토쇼의 핵심 키워드는 유연성이다. 기아는 소형 SUV 셀토스의 첫 하이브리드 모델과 합리적 가격대의 신형 배터리 전기차 EV3를 동시에 선보였다. 기아는 올해 말까지 북미 판매 모든 SUV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하고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스바루는 토요타와 공동 개발한 브랜드 첫 미국산 EV 겟 어웨이를 발표하며 2026년 하반기 출시를 예고했다.
하지만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1~3월 미국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28% 급감하며 2분기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조금 폐지 및 환경 규제 철폐 움직임 속에 GM과 혼다 등 주요 기업들이 입은 손실은 약 10조 엔(약 9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의 내연기관 회귀 정책과 중동발 고유가 쇼크가 충돌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사상 초유의 눈치 싸움에 들어간 형국이다. 기아가 전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배치하는 것은 정책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고도의 생존 전략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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