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재생에너지 신규 설치 용량이 692GW를 기록하며 역대급 성장세를 보였다. 이로써 전 세계 총 재생에너지 용량은 5,149GW에 도달했으며, 이는 단 1년 만에 15.5%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전 세계에 추가된 전체 전력 설비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85.6%에 달해, 화석 연료 기반의 신규 발전 건설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확산 배경에는 기후 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에 대한 절실함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을 비롯한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화석 연료 공급망의 취약성과 가격 변동성이 드러나면서, 각국은 지역적 배치가 용이하고 운영 비용이 저렴한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인 에너지 시스템 구축의 핵심 도구로 선택하고 있다. 프란체스코 라 카메라 IRENA 사무총장은 "에너지 전환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국가들이 경제적 충격을 덜 겪으며 위기를 견뎌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술별로는 태양광이 전체 신규 용량의 약 4분의 3인 511GW를 점유하며 성장을 견인했고, 풍력이 159GW로 그 뒤를 이었다. 두 기술은 급격한 비용 절감을 통해 가장 경제적이고 빠른 확장이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수력(18.4GW), 바이오(3.4GW), 지열(0.3GW) 등 타 에너지원의 성장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전체 신규 용량의 74.2%(513.3GW)를 휩쓸며 주도권을 유지했으나, 중앙아메리카와 카리브해 등 일부 지역은 총용량이 21GW에 불과해 에너지 전환의 불균형에 따른 안보 격차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신규 발전 설비의 85%가 재생에너지라는 수치는 이미 화석 연료 시대의 종말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선언과 같다. 특히 중국이 풍력 신규 물량의 75% 이상(119.4GW)을 독식하며 제조와 설치 모두에서 초격차를 벌리고 있다는 점은 향후 글로벌 에너지 패권의 향방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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