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전기차의 붐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미디어나 뉴 미디어 등에 등장하는 뉴스에 비하면 아직은 판매대수가 많지 않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제는 그 실행을 위해 구체적인 안들이 도출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 대 전환이다. 탈탄소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화석연료에서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전동화는 의미가 없다. 더불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도 파악할 수 있어야 실질적인 넷 제로, 즉 탄소중립에 도달할 수 있다. 이번에는 이런 주제를 중심으로 최근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자동차업체들의 재생에너지 전환에 관한 흐름에 대해 살펴 본다.” 2021년에 썼던 관련 칼럼 전문이다. 5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도 적용되는 내용이다. 이번에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산업 변화와 현대차그룹, K배터리 3사의 미국 시장 전략을 정리한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이 전기차로의 전환을 강제하고 있다. 더 크게는 에너지 대 전환의 필요성을 확인해 주고 있다. 2025년 전 세계에 추가된 전체 전력 설비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86.5%에 달해 화석연료 기반 발전 건설을 압도했다. 오래 전부터 줄기차게 주장해왔으나 유독 한국시장은 중국이나 유럽에 비해 뒤쳐져 있다.
엠버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재생에너지 50% 시대를 열었다. 국가별로 덴마크는 2025년 기준 92.4%, 오스트리아와 포르트갈은 80%이상, 독일과 스페인은 55% 등이다. 2025년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이 사상 처음으로 석탄•가스•석유 등 화석 연료를 넘어섰다. 특히 태양광 발전량은 20% 이상 급증하며 재생에너지 비중을 51%까지 끌어올렸다. 유럽은 매년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환경 정책을 넘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려는 안보 전략으로 인한 것이다.
중국의 재생에너지 성장도 폭발적이다. 2025년 기준 중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약 37%로, 2020년 대비 10%p 가까이 상승하며 미국과의 격차를 벌렸다. 특히 2025년 5월 태양광 누적 설비 용량이 1TW를 돌파했으며, 현재 전 세계 태양광 공급망의 80% 이상을 장악하며 내수 전기차 폭증에 따른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미국은 2025년 신규 전력 생산의 73%를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며 비중을 25.5%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가스 가격 변동과 정책적 요인으로 인해 여전히 석탄 및 천연가스 비중이 타 선진국 대비 높은 편이다. IEA는 향후 5년간 미국 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면서도, 중국의 설비 증설 속도가 미국의 7~14배에 달해 격차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련 데이터는 단체에 따라 소폭 차이가 있다.
전 세계가 전기의 시대로 진입하면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곧 국가와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열렸다. 특히 유럽이 재생에너지 50%를 돌파하며 탄소 국경세 등의 무역 장벽을 높이는 명분으로 삼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율은 9%에 불과하다. 기후에너지 환경부는 3월 6일, 2030년까지 20%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2017년 설정했던 목표였으나 몇 년 뒤 후퇴했다. 당장에는 수도권 집중의 산업 시설로 인해 우선은 화석연료와 핵발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배터리와 반도체는 물론 방위산업 등에서의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에너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그 전에 재생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많은 남부권에 새로운 산업 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용인과 평택에 전력 소모가 많은 반도체 산업단지를 건설하고 있는 것은 재고가 필요하다. 정부가 강제할 수는 없다. 기업체가 앞장서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것은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지방 소멸을 막는 대안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전자와 SK, 등은 천안까지는 내려가는 것 같지만 여전히 용인과 평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LG는 청주와 대전, 구미 등에 공장을 확대하고 있다. 거대한 국토의 미국은 동쪽 끝에 수도가 있지만 그것을 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두 시간 반이면 도달하는 좁은 국토의 한국에서는 그 반대다. 그 이유는 인프라 집중 때문이다. 그 근저에 부동산이 있다. 그것을 해소하지 않으면 산업 발전도 요원하다. 석유위기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지금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은 새로운 방향성을 요구받고 있다. 탈탄소화와 전기차 전환이라는 명제 속에서 중동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다란 위협으로 등장해 있다. 세계 최강국이라는 미국의 정책 변동성도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게 한다. 트럼프의 불확실성, 변칙성, 돌발성이 전 세계를 패닉에 빠트렸다. 미국의 몰락을 앞당기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글로벌데이터는 2025년 1,470만 대를 기록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2026년 1,740만 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정책 기조 차이로 인해 지역별 성장세는 뚜렷한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은 자동차 판매가 전년 대비 5.8% 감소하는 등 수요 위축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등록 대수의 35%를 차지하는 캘리포니아주가 2035년 신차 판매 100% 제로배출차량(ZEV)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인센티브 축소로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응해 기업들은 관세 인상에 따른 비용 상승을 상쇄하고자 알루미늄 등 필수 자재의 공급망을 본국이나 인접국으로 옮기는 근접 외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서유럽은 0.4%, 동유럽은 2.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2027년 도입될 배터리 패스포트 등 강력한 ESG 규제를 통해 공급망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중국 등 아시아 기업들의 약진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2026년 글로벌 생산 상위 10대 기업 중 토요타의 874만 대 예상을 필두로 중국의 BYD 545만 대, 지리 347만 대, 체리 284만 대, 현대차 371만 대 등 아시아계 기업이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은 2030년 전기차 생산량을 1,224만 대까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IEA는 리튬, 니켈 등 핵심 광물의 정제 분야에서 중국의 독점적 지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공급망 쏠림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다국적 기업들은 스마트 결제 플랫폼을 도입, ESG 기준을 충족하는 협력사에게 금융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공급망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재무적으로 유도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규제가 수요를 창출하던 시대가 가고, 이제는 공급망 통제력과 제조 효율성이 생존을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특히 유럽의 배터리 패스포트가 중국의 광물 독점권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을지가 향후 핵심 관전 포인트로 보인다.
카타르의 LNG 단지가 가동 중단되면서, 석유뿐만 아니라 가스 가격까지 동반 폭등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는 갤런당 4달러를 돌파한 휘발유 가격이 소비자들을 전기차로 내몰고 있지만, 가스 가격 상승으로 인한 전기 요금 인상 압박은 전기차의 저렴한 유지비라는 무기가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다만 신형 전기차 판매가 28% 감소한데 비해 중고 전기차는 12% 증가했다. 테슬라가 모델 S와 X를 단종하고, 소니혼다의 10만 달러 대 아필라가 사업을 포기한 것은 시장의 문법이 바뀌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기술이 아니라 실속형 이동 수단으로 완전히 이동했다는 것이다.
그 사이 BYD 등 중국 업체들은 고유가로 고전하고 있는 아시아와 유럽 시장을 저가 공세로 장악하고 있다. 특히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폭스바겐의 ID. ERA 9X등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급부상하며 순수 전기차(BEV)의 빈자리를 파고들고 있다.
에너지 위기는 서구권과 아시아 자동차 업계의 명암을 극명하게 갈라놓고 있다. 포드와 GM 등 미국 빅3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는 사이, BYD와 베트남의 빈패스트 등 아시아 업체들은 폭증하는 동남아시아와 인도 시장의 수요를 독식하며 시장 지배력을 넓히고 있다. 특히 태국과 싱가포르 등 신흥국에서 전기차 점유율이 50%에 육박하며, 1980년대 일본차가 미국 시장을 잠식했던 역사가 전기차 버전으로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동 전쟁은 자동차 산업의 아킬레스건인 반도체 공급망에 직격탄을 날렸다.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국인 한국과 파운드리 거점인 대만은 에너지 수입의 상당 부분을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고 있다.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비용 상승은 반도체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수익성이 낮은 범용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다시 줄어들고 있다. 이는 전기차 생산 단가를 높이는 연쇄 작용을 일으켜, 제조사들이 고 마진 모델 위주로 생산 라인을 재편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에너지 안보 위기가 고조되자 전 세계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넘어선 차세대 기술에 자본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2026년 현재, 완전한 전고체 배터리는 여전히 대량 생산의 한계에 부딪혀 있다. 액체 전해질을 줄인 반고체 배터리가 산업용 드론과 고성능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특히 광저우자동차(GAC) 등 중국 업체들이 400Wh/kg급 반고체 배터리 테스트 차량을 투입하기 시작하며, 2027년으로 예상되는 전고체 전기차 시대의 전초전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다시 말해 기름값이 비싸서 전기차를 타야 하는데, 정작 전기차에 필요한 반도체와 에너지 비용도 오르는 모순적인 상황이 2026년 상반기의 최대 화두이다.
이번에는 우선 현대차그룹과 K 배터리 3사의 미국시장 전략을 짚어 본다. 유가 폭등과 미국의 전격적인 수입 관세 부과라는 이중고 속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긴급 증산을 택했다. 당초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설계된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하이브리드 혼류 생산 체제로 긴급 전환됐다. 유가 급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사이, 폭증하는 하이브리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물류비 절감은 물론, 강화된 미국산 우선 요건을 충족해 관세 장벽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아는 북미 시장의 효자 모델인 텔루라이드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전격 추가하고 조지아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기로 했다. 여기에 현대차는 올 하반기,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미 중부 지역을 겨냥해 완충 시 9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인 싼타페와 GV70 EREV 모델을 투입한다. 기름값에 민감해진 미국 소비자들에게 내연기관의 편리함’과 전기차의 경제성을 동시에 제공해 점유율 11%를 수성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북미 판매 차량의 80%를 현지 생산으로 전환한다는 목표 아래, 약 26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특히 중동 전쟁 발발 이후 미국 땅에서 만든 친환경차로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 43만 대를 돌파한 친환경차 판매량 중 하이브리드가 이미 76%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증산 계획은 사실상 실적 방어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물리적 봉쇄가 가시화되면서, 배터리 핵심 광물 공급망과 K 배터리 3사의 북미 전략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리튬과 니켈의 주요 이동 경로는 아니지만, 물류 대란과 에너지 인플레이션이라는 간접적 경로를 통해 배터리 원가를 압박하고 있다.
해협 봉쇄로 물동량의 70%가 급감하자, 원자재 운송 항로 우회와 보험료 할증으로 인해 물류 리드타임이 지연되고 있다. 이는 제조업 전반의 운전자본 경색을 야기하며 광물 현물 가격을 밀어 올리는 공급망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다.
2026년 3월 현재, 탄산 리튬과 수산화 리튬 가격은 고점 대비 하락세를 멈추고 전쟁 리스크 프리미엄이 반영되며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에너지 집약적 산업인 니켈 제련 과정에서 전기 요금 인상 압박이 더해지며, 배터리 셀 가격 중 양극재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 약 42%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중국이 지배해온 LFP 시장에서 K 배터리 3사는 미국의 미국산 우선 구매법과 해외 우려 기관 규제를 틈타 북미 현지 생산 시설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을 LFP 전용 기지로 전환하고, 연내 양산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테슬라와 연 30GWh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이는 약 2조 원 이상의 대규모 수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SDI는 인디애나주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용 LFP로 전환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말까지 ESS 생산 능력을 30GWh로 확대할 계획이며,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따른 전력 저장용 배터리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SK온은 조지아주 공장의 일부 전기차 라인을 ESS용 LFP로 전환하며 북미 ESS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올해 10GWh 이상의 수주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켄터키와 테내시 공장의 운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중동 전쟁은 역설적으로 중국산 LFP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정부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산 배터리 점유율을 강제로 낮추는 사이, K 배터리 3사가 현지 공장을 ESS와 LFP 중심으로 재편하며 포스트 오일쇼크 시대의 에너지 주권을 선점하려는 형국이다.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저작권자(c)>




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