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4월부터 본격 시행하는 RoF(Retail of the Future) 직판제는 기존 딜러사 중심의 판매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꾼다.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최적의 가격으로 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새로운 프로세스는 가격 투명성, 계약과 출고의 분리, 데이터 기반의 차량 관리 등을 핵심으로 한다.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주요 내용을 Q&A로 정리했다.
Q. 기존과 가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이 무엇인가?
A. (박지성 부장) 가장 다른 점은 고객 정보 수집 방식이다. 지금까지 영업사원들이 고객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직접 얻기 어려웠는데, 전국 65개 전시장에 QR 코드를 배포해서 고객이 직접 스캔하면 정보가 CRM에 저장되도록 했다. 8월부터 9월 사이에는 영업사원들도 명함에 QR을 넣을 수 있게 1500명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또 다른 큰 변화는 가격이다. 지금까지는 강남, 수원, 강릉, 부산 같은 지역마다 영업사원이 제공하는 가격이 모두 달랐다. 이제부터는 '원 프라이스 베스트 프라이스(One Price, Best Price)'라고 해서 전국 어디서든 같은 견적을 받을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10개의 견적을 들으러 다닐 필요 없이 어느 지역이든 동일한 가격을 제시받는다.
Q. 프로모션 정책은 어떻게 바뀌는가?
A. (박지성 부장) 지금까지 BMW나 아우디 같은 다른 브랜드는 4월에 차를 사려면 4월의 프로모션만 알 수 있다. 5월에 사려면 5월 1일이 되어야 그달 프로모션이 나온다. 우리는 5월 출고, 6월 출고, 7월 출고는 물론 배로 오고 있는 차들의 프로모션도 지금 바로 제공할 수 있다. 즉, 앞으로 3~4개월까지 프로모션의 투명성을 오픈한다.
만약 고객이 7월에 사기로 4월에 계약했는데 5월에 프로모션이 나빠진다면 어떻게 될까? 기존에는 고객이 4월에 받기로 한 프로모션을 그대로 받는다. 하지만 6월에 우리가 프로모션을 더 좋게 올려서 5%가 되면, 고객은 그 더 나은 조건으로 계약서를 수정할 수 있다. 즉, 고객이 언제든 더 나은 가격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상국 부사장) 이 부분을 '원 프라이스 폴리시'보다는 '베스트 프라이스 폴리시'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 테슬라나 다른 브랜드는 모든 판매 조건이 계약 기준인지 출고 기준인지를 두고 고객과 논쟁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출고 기준이었는데, 이제 직판제가 시행되면 고객에게 항상 가장 좋은 조건이 주어진다는 점이 혁신적이다.
Q. 계약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A. (박지성 부장) 계약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는 '가계약' 단계로, 고객이 '이 차를 원한다'는 의사를 표시한다. 이때 고객은 12시간 안에 서명과 100만 원의 계약금을 내야 한다. 그리고 72시간 안에 신분증 같은 신원 확인 서류를 올려야 한다. 개인정보가 민감하면 직접 플랫폼에 올릴 수도 있다.
이 모든 서류가 우리에게 오면 검토한다. 예를 들어 계약자가 박지성인데 신분증이 이은정이면 계약자가 다르다고 반려할 수 있다. 그러면 영업사원이 수정해서 다시 올린다. 계약자와 신분증이 일치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두 번째는 '본계약' 단계다. 서류, 서명, 계약금이 모두 들어오면 우리가 검토해서 마지막에 '도장을 찍는다'. 법적으로 유효한 계약이 성립하는 순간이다.
Q. 당장 차를 출고하지 않는 경우는 어떻게 되나?
A. (박지성 부장) 두 가지 개념이 있다. 첫째, 실제 차량은 지금부터 약 4개월까지 보여줄 수 있다. 생산이 끝나고 배에 실리는 타이밍부터 고객에게 차를 보여준다. 또한 곧 나올 S클래스 페이스 리프트 같은 경우는 가상의 핀을 만들어 사전 예약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5~6개월도 가능하다. 실질적으로는 지금부터 3~4개월 전후의 차를 볼 수 있다.
Q. 가격 결정에 딜러사의 의견은 들어가는가?
A. (박지성 부장) 딜러사의 의견은 '레퍼런스'로 들어간다. 가격 결정 요인은 라이프사이클, 시즈널리티, 재고 상황, 고객 니즈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해서 정해진다. 그때 고객이 원하는 바를 가장 정확하게 피드백할 수 있는 건 딜러사다. 우리는 딜러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가격의 적정점을 찾아갈 것이다.
Q. 온라인에서 보이는 가격이 최종 가격인가?
A. (박지성 부장) 온라인 플랫폼에 보이는 가격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차량 자체의 프로모션이다. 차값이 1억이면 우리가 200만 원은 싸게 가자고 결정하면 그 200만 원 할인이 온라인에 보인다. 하지만 이게 모든 할인은 아니다.
(이상국 부사장) 온라인에서 보이는 건 '오피셜 트랜잭션 가격'이고 '오피셜 디스카운트'다. 그 외에 플릿 커스터머, 재구매 고객, 다량 구매 고객 같은 VIP 프로그램에 따른 추가 할인이 있을 수 있다. 이건 공식적인 프로그램에 의한 것이지, 개별적으로 다른 가격을 제공하는 건 아니다.
Q.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차를 받을 수 있나?
A. (박지성 부장)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지금까지 관행은 계약 순서대로 차를 출고했다. 하지만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차를 배송한다'는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5월에 차를 원하면 5월 준비 차를 매칭하고, 7월에 사기를 원하면 7월 준비 차를 매칭한다. 투명성을 제공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실제 고객이 원하는 날짜 7일 전에 영업사원이 평택 VPC(차량 준비 센터)에 검수와 세차, 소프트웨어 확인을 요청한다. D-4일 정도면 SC(세일즈 컨설턴트)가 고객에게 잔금 입금 신호를 보낸다. 고객이 결제하면 우리는 새벽 배송으로 차를 보낸다. D-3일에 전시장에 입고되고, 문제가 없으면 입고된 그날 아침에 인보이스와 등록 서류를 발행해서 번호판을 달면 D-3 또는 D-2일에 실제로 출고 가능하다.
만약 차를 받았을 때 문제가 있다면 파트너사에서 커뮤니케이션한다. 중대한 결함이면 빠르게 대차를 보내고, 수리 가능하면 현장 서비스 센터에서 수리한다.
(이상국 부사장) 이 부분도 재미있는데, 지금까지의 관행은 계약 순서대로 출고하는 거다. 생각보다 순서가 빨리 올 수도 있고 늦을 수도 있다. 고객이 '3개월 후에 받겠다'고 생각하고 계약했는데 2개월 후에 나오면? 자금이 준비된 고객이면 행복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순번이 뒤로 밀려난다.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시점이 언제냐'는 걸 묻고, 3개월 후에 받고 싶으면 3개월 후에 드린다. 순서가 빨리 오든 뒤로 가든 상관없다.
Q. 결제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A. (박지성 부장) 계약금은 모든 카드로 가능하다. 신한, KB, 광주, 카카오뱅크까지 모두 된다. 카드 애플리케이션이 없는 고객이면 카드번호 16자리를 수기로 입력해서 결제할 수도 있다.
잔금은 세 가지 방법이 가능하다. 신한카드로만 결제하거나, 가상계좌로만 결제하거나, 둘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캐피탈도 가능한데, 고객이 다른 캐피탈사를 쓰겠다고 하면 그 금액이 우리 가상계좌로 들어온다. 한국에 약 50개 캐피탈 회사가 있고 지점까지 포함하면 150~200개 정도인데, 모든 곳에서 다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이상국 부사장) 정리하면, 현금 구매는 가상계좌 입금이고 카드 결제는 신한카드로만 잔금을 받는다. 계약금은 모든 카드 가능하다.
Q. 딜러사들은 수익이 줄어들 거라고 우려하는데?
A. (이상국 부사장) 딜러사들과는 이미 협의를 다 마쳤고 사인도 진행됐다. 우리는 딜러사 수익을 악화시키고 MBK만 늘리는 게 절대 아니라는 걸 설명했다. AS 비즈니스는 계속 진행되고, 신차 판매만 직판 체제다. 중고차는 딜러 체제를 유지한다.
딜러사의 어려움은 재고다. 그 때문에 할인이 늘어나고 수익성이 악화된다. 우리 시스템으로는 재고 부담이 없어진다. 그동안은 마진이었다면 이젠 수수료를 꾸준히 받게 된다. 딜러사가 디스카운트를 적용할 수 없으니 안정적인 비즈니스가 강해진다.
해외 10개 마켓에서 이미 직판을 시행 중이다. 호주, 스웨덴, 터키 등을 방문해서 딜러사들 의견을 들어봤는데, '과거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으면 '절대 아니다'라는 답변이 한결같다.
Q. 영업사원 수가 줄어들 가능성은 없나?
A. (이상국 부사장) 줄일 생각이나 기대는 없다. 온라인 직판제라고 해서 영업직원이 필요 없고 온라인으로만 판매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여러 채널을 통해 해명했다. 지금의 딜러사는 너무나 필요하다. 고객 만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온라인으로 판매해도 딜러사가 모두 개입되고 SC가 팔로업한다. 동일한 수수료를 지급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똑같다.
Q. 저인구 지역의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을까?
A. (이상국 부사장) 타 지역으로 가서 구매하는 건 결국 가격 때문이다. 지금보다는 그 지역 내에서 구매할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이게 그 계기가 될 것 같다.
Q. 금융 금리나 스프레드는 동일하게 유지되나?
A. (박지성 부장) 차를 구매할 때 계약서는 두 개 존재한다. 차를 구매하는 계약서와 금융 선택 계약서다. 금융은 딜러사가 선택한다. 고객은 금융거래법상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상국 부사장) 금리 스프레드는 동일하게 유지된다. 캐피탈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우리 영역이 아니다. 일부 딜러사가 개인적으로 추가 프로모션을 적용하려고 했다면,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다. 딜러사 개인 수당 등은 엄격하게 제재할 것이다.
Q. AS 사업이 메인이 될 텐데, 수리비용이 올라가지 않을까?
A. (이상국 부사장) RoF와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 이건 딜러사 역량이라고 본다. 공임이나 파츠 가격에서 많은 노력이 있을 거라고 본다. 실제로 고객들은 수리비용이 비싼 것보다 서비스가 오래 걸리는 걸 더 불쾌하게 생각한다.
Q. 고객은 차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나?
A. (박지성 부장) 우리가 '내비게이션 바'라고 부르는 시스템이 있다. 위쪽은 차가 움직이는 방향을 보여준다. 생산 전, 생산 완료, 해상 운송 중, 입항 완료, 전시장 배송 전, 도착 등이다. 아래쪽은 계약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영업사원이 회계팀이나 차량 관리팀에 전화하지 않아도 시스템을 통해 자신의 계약이 어디쯤 와 있는지, 고객의 차가 어디쯤 와 있는지 모두 추적할 수 있다.
Q. 카카오톡을 통해 자동 알림을 받나?
A. (박지성 부장) 그렇다. 현재 대부분의 영업사원은 백오피스에 계속 전화한다. '과장님, 제 차는 언제 준비돼요?' '고객님이 잔금을 다 납부하셨나요?' 이런 질문들이 많다. 우리는 전체 프로세스 맵을 통해 각 기능별로 카카오 메시지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오늘 아침 9시에 고객과 계약을 만들었다고 하자. 12시간인 저녁 9시까지 100만 원을 납부해야 하는데 6시까지 안 내면 그 6시쯤에 시스템이 자동으로 영업사원에게 카카오 메시지를 보낸다. '박지성 님, 당신의 고객 이은정 님께서 100만 원을 아직 납부하지 않았으니 연락하세요.' 차량이 준비되는 시점이 원래 4월 15일이었는데 13일이나 17일로 변경되면 자동으로 영업사원에게 알린다. 모든 트랜잭션을 추적할 수 있고, 영업사원이 고객에게 즉시 연락할 수 있다.
Q. 이 모든 정책이 변할 가능성은 없나?
A. (이상국 부사장) 이 모든 정책은 시행 시점에 이렇게 간다는 거지, 시장 상황에 따라 더 좋아지는 정책을 만들 수도 있고 수정되는 정책이 있을 수 있다. 항상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은 양해를 부탁드린다. 어쨌거나 지금 시작 시점에서는 앞서 설명한 프라이싱 폴리시로 간다.
(박지성 부장) 우리가 시스템적으로 12시간, 72시간, 이 모든 것들을 따로 설정할 수 있다. 실제 운영을 한두 달 해보고 딜러사 영업사원, 지점장, 사장님들과 고객의 피드백을 들어서 조정할 수 있다. 일단 시행을 확인해보고 베스트 시나리오대로 찾아갈 예정이다.
Q. 가격 정책은 언제 바뀔 예정인가?
A. (이상국 부사장) 지금 기준은 월 중에 바꾸는 건 안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최소 월 단위로 생각하고 있다. 월 중에 바꾸지 않도록 하려고 한다. 급한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 가고자 하는 방향은 월 중에 바꾸지 말자는 것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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