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로의 전환을 강제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여파로 에너지 불확실성이 커지자, 유지비가 저렴한 전기차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올 해 1월과 2월 167% 증가한 4만 1,000대의 전기차가 팔렸다. 그중 보조금 정책이 확정된 2월에 3만 5,693대가 판매됐다. 테슬라의 상승세가 도드라지며 BYD의 세 확대도 주목을 끌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전기차 전환 속도 가속화 강조 움직임도 올 해 전기차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의 경우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의 3월 전기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7만 663대였다. 전체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은 24%까지 치솟은 반면, 내연기관 차량은 일제히 감소하며 대조를 이뤘다. 프랑스 역시 전기차 판매가 69% 급증하며 시장 점유율 28%를 달성했다.
정치적 변수로 신차 판매가 주춤했던 미국에서는 중고 전기차 시장이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조금 폐지 여파로 올해 1분기 신차 전기차 판매는 27% 감소했으나, 합리적인 가격대를 형성한 중고 전기차 거래는 오히려 20% 증가했다. 뉴욕 국제 오토쇼 현장에서도 유가 부담을 느낀 방문객들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로의 교체를 고려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도 지각 변동이 감지된다. 호주에서는 3월 전기차 판매가 62% 늘어난 가운데, 중국의 BYD가 미쓰비시와 마쓰다를 제치고 브랜드 별 판매 순위 3위에 올랐다. 태국 방콕 국제 모터쇼에서도 예약 상위 10개 브랜드 중 8개가 중국 전기차 브랜드로 채워지며 공급망의 주도권 변화를 예고했다. 일본차의 아성이었던 동남아 시장에서 중국의 전기차가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한편, 일본은 보조금 축소와 정부의 유가 통제 정책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완만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3월 전기차 판매가 사상 처음 1만 대를 돌파했으나 이는 보조금 변경 전 막판 수요가 몰린 영향이 컸다. 이에 테슬라와 BYD 등은 무료 충전 캠페인을 앞세워 전기차의 낮은 유지비용을 적극 홍보하며 정면 승부에 나섰다. 1970년대 오일쇼크가 일본 소형차의 전성기를 열었듯, 현재의 에너지 위기가 전기차 대중화의 결정적 티핑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전망되고 있다.
1970년대 오일쇼크가 일본차의 전성기를 열었듯, 2026년의 중동발 유가 급등이 중국 BYD와 테슬라에게 제2의 황금기를 열어주는 모양새다. 특히 보조금이 사라진 미국 시장에서 중고 전기차 판매가 20% 늘었다는 점은, 소비자들이 이제 환경보다 경제적 이유로 전기차를 선택하는 실리적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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