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시장의 전반적인 수요 둔화 속에서도 토요타의 전기 SUV bZ가 성장세를 기록하며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콕스 오토모티브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토요타 bZ는 올 상반기 첫 3개월 동안 1만 29대를 판매하며 테슬라 모델 Y와 모델 3에 이어 미국 내 전기차 판매 순위 3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0%나 급증한 수치로, 전통적인 전기차 강자로 꼽히던 현대차 아이오닉 5의 9,790대와 포드 머스탱 마하-E의 4,600대를 제친 결과다.
올해 1분기 미국 전체 전기차 판매는 21만 6,399대로, 전 분기 대비 7.8% 감소하며 정책 변화에 따른 부진을 이어갔다. 포드,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브랜드들이 60~70%대의 판매 감소를 겪는 가운데 토요타와 리비안, 루시드 등 일부 브랜드만이 성장세를 유지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렉서스 RZ가 8위, 혼다 프롤로그가 11위 등 일본계 브랜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테슬라는 모델 Y가 7만 8,591대 팔리며 1위를 수성, 시장 지배력을 유지했다. 모델 Y는 1분기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3대 중 1대에 달할 만큼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테슬라를 제외한 나머지 순위권에서는 토요타와 쉐보레, 현대차가 근소한 차이로 접전을 벌이고 있어 향후 순위 변동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미국 내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12달러를 돌파하면서 연비 효율이 높은 전기차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콕스오토모티브는 전기차 시장이 정책적 혜택에 의존하던 단계를 지나 신차 라인업과 가격 경쟁력이 핵심이 되는 새로운 장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제조사들의 공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으로 전기차 실 구매 가격이 하락하면서 경제적 진입 장벽이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전기차의 신차 시장 점유율은 5.8% 수준에 머물렀으나, 다양한 중저가 모델의 출시와 가격 안정화가 이어지면 시장 점유율은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에 소극적이라 비판받던 토요타가 bZ 단일 모델로 아이오닉 5를 제치고 미국 3위에 올라선 것은, 결국 미국 소비자들이 혁신보다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의 실용성을 중시한다는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테슬라 모델 Y가 전체 판매의 3분의 1을 독식하는 구조 속에서 토요타가 1만 대 고지를 선점하며 비 테슬라 전선의 리더로 부상한 점은 현대차에게도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