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팟이 로봇 팔을 활용해 세탁물을 집어 세탁 바구니에 넣고 있다. 단순 이동을 넘어 물체 인식과 조작까지 가능해지며 가정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영상 캡처)
[오토헤럴드 정호인 기자]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인공지능을 통해 한 단계 진화했다. 기존의 단순 명령 수행을 넘어 스스로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수준으로 발전해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 가치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14일(현지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Gemini)’가 적용된 스팟의 새로운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 속 스팟은 카메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칠판에 적힌 할 일 목록을 스스로 확인한 뒤 이를 순차적으로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AI 결합으로 진화한 스팟, ‘명령 수행’에서 ‘이해·판단’으로
현관에 놓인 신발을 정리하기 위해 스팟이 신발을 집어 드는 모습.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작업 맥락을 이해해 스스로 행동을 결정하는 자율 로봇으로의 진화를 보여준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영상 캡처)
현관에 흩어진 신발을 정리하고 빈 캔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은 물론, 바닥의 옷을 세탁 바구니에 담는 등 일상적인 작업을 자연스럽게 처리한다. 이어 추가된 ‘강아지 산책’ 항목까지 인지해 실제로 야외로 이동하는 등 단순한 명령 실행을 넘어 맥락을 이해한 행동 수행 능력을 입증했다.
스팟의 진화는 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 ‘오르빗(Orbit)’과 구글의 로봇 전용 AI인 ‘제미나이 로보틱스 ER 1.6(Gemini Robotics ER 1.6)’의 결합으로 이뤄졌다. 특히 오르빗의 ‘인공지능 시각점검 학습(AIVI-Learning)’ 기능과 제미나이 로보틱스를 통합해 단순한 시각 인식을 넘어 상황 해석과 추론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고도화됐다.
산업 현장에서의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공개된 영상에서 스팟은 바닥의 누수 상태를 감지해 경고하고 특정 게이지를 찾아 온도를 확인하는 등 데이터를 직접 해석하고 판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존의 단순 모니터링 역할에서 벗어나 현장의 이상 징후를 스스로 파악하고 대응하는 ‘지능형 감독자’로 진화한 것이다.
또한 센서를 통해 수집된 다양한 정보를 제미나이가 통합 분석하면서 복잡한 환경 인식과 작업 맥락 이해 능력도 크게 향상됐다. 게이지 판독, 팔레트 수량 계측, 디지털 화면 분석 등 기존보다 정밀한 시각 검사 작업이 가능해졌으며, 전반적인 검사 정확도 역시 크게 개선됐다.
산업 현장서 ‘지능형 감독자’로…판단·추론 능력 강화
스팟이 공장 설비 사이를 이동하며 배관과 장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AI 기반 시각 인식과 데이터 분석 기능을 통해 누수나 이상 징후를 스스로 감지하는 ‘지능형 감독자’ 역할이 강조된다.(보스턴다이나믹스 영상 캡처)
운영 측면에서도 진보가 이뤄졌다. ‘무중단 업그레이드(Zero-Downtime Upgrades)’ 기능을 통해 시스템을 멈추지 않고도 AI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고 별도의 개입 없이도 검사 성능이 점진적으로 향상된다. 아울러 AI의 판단 근거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기능이 추가되면서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신뢰성과 투명성 역시 강화됐다.
업계는 이번 협업이 로보틱스 분야에서 AI 활용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지와 영상, 텍스트 정보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면서, 로봇이 단순 자동화 장비를 넘어 ‘자율적 의사결정 주체’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보스톤다이나믹스의 스팟 제품개발 책임자 마르코 다 실바는 “게이지 판독과 같은 새로운 기능과 더욱 정확해진 판단 능력 덕분에 스팟은 작업 현장의 문제점을 직접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는 진정한 자율 로봇이 될 것”이라 언급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CES를 통해 로보틱스를 일상과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으며, 구글 딥마인드와의 협업을 통해 차세대 로봇 AI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와 구글의 이번 협력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로보틱스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호인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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