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가 지난 5년간 공들여온 독립형 전기차 부문인 모델 e 해체하고, 이를 이끌던 핵심 인재 더그 필드 최고 전기·디지털·디자인 책임자의 퇴임을 발표했다. 이는 테슬라를 벤치마킹해 별도 스타트업 형태로 전기차 사업을 육성하려던 기존 전략을 폐기하고, 전기차를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 공정 및 공급망 시스템에 완전히 통합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디트로이트식 실리주의로의 전면적인 전환을 의미한다.
2021년 애플의 자동차 프로젝트 수장 출신이자 테슬라 모델 3 개발의 주역이었던 더그 필드의 영입은 짐 팔리 CEO가 추진한 전동화 전략의 상징이었다. 짐 팔리는 포드를 전기차 전용인 모델 e와 내연기관 중심의 포드 블루로 분할하며 실리콘밸리 DNA 이식에 사활을 걸었다. 그러나 이번 개편으로 모델 e는 쿠마르 갈호트라 COO가 이끄는 글로벌 제조 부문 산하 제품 창조 및 산업화 부서로 흡수 통합됐다. 이는 전기차 사업이 더 이상 특수한 영역이 아닌, 기존 제조 시스템 안에서 비용 효율과 마진을 다퉈야 하는 일반적인 사업 영역으로 재정의되었음을 보여준다.
포드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1년간 단행된 전기차 전략 수정의 완결판으로 풀이된다. 포드는 배터리 전기차인 F-150 라이트닝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주행거리 연장형 하이브리드(EREV)를 전면에 내세웠고, 계획했던 3열 전기 SUV 프로젝트는 전격 폐기했다. 대신 필드 체제에서 개발된 저비용 아키텍처인 유니버설 EV 플랫폼은 유지하여 2027년 출시될 3만 달러대 중형 전기 픽업트럭에 집중할 방침이다. 해당 플랫폼은 유니캐스팅 공법과 LFP 배터리를 적용해 조립 속도를 기존보다 40% 단축하고 공기역학 성능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포드는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2029년까지 조정 EBIT 마진을 현재 5.8%에서 8%로 끌어올린다는 구체적인 재무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차량의 90%에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제공하고 최신 전기 아키텍처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른 움직임은 포드가 테슬라 모방 단계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강점인 산업화와 대량 생산 효율성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해석된. 스타트업 모델의 한계를 인정하고 수익성 중심의 구조적 안정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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