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이(Sui)가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와 디지털자산, 글로벌 결제 인프라를 아우르는 차세대 금융 비전을 공개했다. 수이의 핵심 개발사 미스튼 랩스(Mysten Labs) 공동창립자이자 최고제품책임자(CPO)인 아데니이 아비오둔(Adeniyi Abiodun)은 17일 발표를 통해 AI가 단순 의사결정 지원을 넘어 자율 실행 단계로 확장되는 흐름에 맞춰, 수이가 ‘에이전틱 파이낸스(Agentic Finance)’ 시대에 필요한 운영 단계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비오둔 CPO는 이날 “금융은 더 이상 지리적 경계나 시간에 묶여서는 안 되며, 항상 작동하고 처음부터 국경 없이 설계되는 것에 더해 기본적으로 프로그래밍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이 디지털 메시지처럼 자유롭게 이동하는 기반은 더 이상 하나의 개념이 아니라, 수이가 주력하고 있는 핵심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아데니이 아비오둔, 미스틴랩스 공동 창립자 겸 최고제품책임자
수이는 이날 발표에서 자사 금융 생태계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마찰 없는 결제, 기관형 프라이버시 및 컴플라이언스, 네이티브 스테이블코인 ‘수이 달러(Sui Dollar, USDsui)’, 자산 중심 설계를 제시했다.
먼저 결제 부문에서 수이는 결제와 합의(Consensus)를 분리하는 구조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전송 비용을 거의 제로에 가깝게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제3자가 수수료를 대신 부담하는 스폰서드 트랜잭션 방식을 적용해 사용자가 직접 수수료를 내지 않는 구조를 구현함으로써 자금 이동을 메시지 전송 수준으로 단순화하고 기존 금융 시스템의 장벽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기관 수요를 겨냥한 프라이버시 및 규제 대응 체계도 함께 소개됐다. 수이는 기관과 대규모 기업이 요구하는 수준의 프라이빗 트랜잭션 구조를 마련하고 있으며, 거래는 기본적으로 비공개 상태를 유지하되 필요 시 규제기관에 데이터를 선택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퍼블릭 네트워크의 개방성과 효율성을 유지하면서도 규제 준수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테이블코인 전략도 구체화했다. 수이는 네이티브 스테이블코인인 수이 달러를 도입했으며, 해당 자산은 스트라이프 자회사 브릿지(Bridge)가 발행하고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수이 달러는 생태계 전반에서 활용되는 다목적 디지털 달러이자 결제에 최적화된 규제 대응형 스테이블코인으로 소개됐다. 수이에 따르면 이 자산은 GENIUS 규제 체계에 대응하도록 설계됐으며, 준비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생태계 참여자에게 프로그램 방식으로 분배해 가치가 네트워크 전반에 순환하는 구조를 갖는다.
자산 중심 설계도 수이가 강조한 차별점 중 하나다. 기존 금융 시스템이 거래 과정에서 다양한 중개자를 필요로 했던 것과 달리, 수이에서는 자산 자체에 소유권 규칙과 컴플라이언스 요건 등 거래 실행에 필요한 조건이 내장된다. 이에 따라 별도의 중개 절차 없이도 자산에 정의된 규칙에 따라 거래가 자동으로 이뤄질 수 있으며, 금융 시스템이 보다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비트코인과 온체인 자본시장으로 확장
수이는 기관 자본 유입을 위한 인프라 확장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핵심 축은 비트코인 네이티브 레이어 ‘Hashi’와 네이티브 유동성 레이어 ‘DeepBook’이다.
Hashi는 기관이 보유한 비트코인을 온체인에서 안전하게 이동시킬 수 있도록 설계된 비트코인 네이티브 레이어로, BTC가 탈중앙 금융 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비트코인 유동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온체인 금융 생태계에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DeepBook은 거래 실행과 가격 형성 기능을 하나의 네트워크에 통합한 수이의 네이티브 유동성 레이어다. 수이는 이를 통해 온체인 기반 자본시장을 구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거래 효율성과 유동성 집적 효과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AI가 자산 보유하고 거래 실행하는 금융 환경
이날 발표의 핵심 화두는 AI와 금융의 결합이었다. 수이가 제시한 에이전틱 파이낸스는 AI 시스템이 자산을 직접 보유하고, 사전에 정의된 로직에 따라 복잡한 거래를 자율적으로 실행하는 금융 환경을 의미한다.
수이는 병렬 처리 기반 아키텍처를 통해 이 같은 머신 중심 경제에서 요구되는 높은 거래 처리량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간과 AI가 동일한 프로그래밍 가능한 24시간 글로벌 시장 안에서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이는 이번 발표를 통해 금융이 시간과 지역의 제약을 벗어나 정보처럼 작동하는 환경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금이 메시지처럼 이동하는 구조를 구현함으로써, AI와 사람이 함께 작동하는 새로운 금융 인프라의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이 수이가 제시한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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